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
(1) 3집執이란 고집, 아집, 트집이다. 자신을 너무 과신하는데서 나온다. 고집固執은 자기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이나 판단, 결정을 밀고 나가는 것으로서,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다.
아집我執은 고집을 과하게 부려 다른 사람도 자기 생각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것으로서, 절대적인 자기중심적 사고이다. 트집은 남을 지적하고, 남의 문제를 잡아내 간여하는 것으로서,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에 들어오지 않으면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아주 나쁜 행태이다.
3집執이 강하면 자신을 망亡치고 남에게 까지 피해를 주어 괴로움에 빠지게 만든다. 초한지에 나오는 항우는 자기 생각과 주장을 과도하게 밀고 나가다 망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최근에 벼슬과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합리적이지 못한 자기 고집을 밀어붙이다가 조직과 국가에 큰 누를 끼치고, 자신마저도 파멸하는 경우가 많다. 항우 같은 사람들이다.
이 3집에 대응되는 말이 이순耳順과 수용受容이다. 이순耳順은 공자孔子께서 60세에 도달했다는 경지이며, 사람들의 말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거부하지 않고 걸림 없이 들어주는 청각적 능력이다. 수용受容은 사람들의 갖가지 모양의 꼴을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인정하는 능력이다. 시각적 능력이다.
이순耳順과 수용受容 두 가지를 갖추게 되면 넓은 마음이 되고 포용력이 생긴다. 그러나 고집, 아집, 트집의 3執과 선입견이 있으면 이순과 수용이 잘 안 된다. 자기중심적인 3執과 선입견이 남의 말을 듣지 않게 만들고 항우처럼 독불장군이 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 포용력이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3집과 선입견을 없애야 한다.
(2) 과욕過慾과 탐욕貪慾을 2욕慾이라 한다. 과욕過慾은 노력한 것보다 더 바라는 욕심이고, 단계별로 절차적으로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도 결과는 과하게 바라는 욕심이다. 탐욕貪慾은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탐하는 욕심이다. 그리고 기준과 질서를 무시하고 가지려는 욕심이다. 과욕과 탐욕은 궁극에 가서는 자신을 파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가져서는 안 되는 나쁜 마음이다.
과욕과 탐욕은 정도正道를 넘는 욕심이기에 문제가 된다. 그러나 정도에 맞는 욕심은 필요하다. 불교에서는 욕심도 버리라고 하지만, 적정한 욕심은 필요하다. 욕慾이란 글자를 분해하면 하고자 할 욕欲과 마음 심心으로 구성되어 의욕이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적정한 수준의 욕심은 하고자 하는 의욕意慾이기 때문에 발전과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 잠 안자고 주경야독하여 실력을 기르고, 지게에 짐 한짐 더 지는 것도 욕심이 있어야 가능하며, 일찍 일어나 운동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려는 욕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적정한 욕심은 필요하다. 상대를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의욕적으로 노력하려는 것이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욕이 적정한 욕심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단계별로 필요한 절차를 꼭 밟고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목표가 성취되면 과욕이라 하지 않는다. 탐욕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 기준과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노력도 하지 않으며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