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과 한수원, 전남도는 한빛원전 6기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잔열을 농업 등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제주도, 충북, 충남 지역의 산업폐열 활용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금호타이어 공장 폐열을 농업에 활용

곡성군 임마누엘 아트팜파파야 재배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배수의 열원을 농업과 어업에 활용하는 제주도 사례와는 달리 전남 곡성군 임마누엘 아트팜(대표 정재균)은 농장 인근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농업에 활용하는 사례다.

지난 200816억원 규모의 시범사업을 통해 3농가가 각각 약 1,000평씩 1ha 면적에 폐열을 활용하는 농업에 도전했다. 당초에는 폐열을 활용해 10ha까지 농업 면적을 확대할 방침이었지만 현재는 28동에 2ha 시설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곳은 인근 금호타이어 공장이 제품 생산과정에서 굴뚝으로 배출하는 뜨거운 배기가스열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타이어공장 5개 굴뚝 중 1곳에 열교환기를 설치해 물을 데우고, 데워진 물은 공장과 150미터 거리에 있는 680톤 규모의 축열탱크에 저장된다. 저장된 물은 다시 도로변에 설치된 대형관을 타고 300여미터 떨어진 온실주변 보조보일러실까지 이송된다. 최종 25~30도까지 데워진 물은 온실 곳곳에 설치된 보조관과 촘촘한 보조호수를 거쳐 공중에 설치된 팬코일에 공급된다. 팬코일은 작은 동관에 온수를 흘려보내고 뒤편에서 바람을 일으켜 온풍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온실난방에 활용한다. 난방에 활용된 물은 다시 굴뚝으로 이송돼 데워지는 순환방식이다.

초창기에는 이러한 시설을 해놨지만 제품 생산량 등 공장 가동에 따라 열 발생에 차이가 난데다, 굴뚝에 설치한 열교환기가 부식돼 유비보수비가 많이 들어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2013년 이전 공장에서 중유보일러 사용 시 배기가스에 부식성 가스가 포함되어 열교환기 부식 및 누수가 발생했지만 이후 LNG보일러로 교체해 열교환기의 부식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됐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 꽃값 폭락 등의 이유로 장미 재배농가는 사업을 포기한 상태며, 1.3ha 규모의 파파야 재배 농가만 생존한 상태다. 그나마 파파야 농가가 생존한 배경은 난방비 절감과 함께 판로 확보 등 작목 선택에 있다.

2014년과 2015년 겨울을 지내며 온실난방에 폐열 사용효과를 분석한 결과 연간 3,000만원 상당의 유류난방비 대비 50~60%1,500~1,800여 만원이 절감됐다. 생산가격 경쟁력 때문에 계약재배를 통해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판로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농가 측은 소비시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파파야를 대신할 작목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설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파파야의 경우 온실온도를 20도 정도만 유지해도 되지만 다른 작목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열원 공급방식이나 최대온도를 높이는 시설이 필요하다. 지난해 이곳은 87,000만원 규모의 ‘2015년 농식품부 폐열 재이용 시설 지원 사업에 선정돼 열효율을 높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타이어공장에서 열교환기를 통해 데워진 온수를 팬코일을 통해 난방하는 방식이라면 개선되는 사업은 여기에 히트펌트가 추가된다.

현재 설계단계에 있는 이 사업이 준공되면 타이어 공장 굴뚝에서 데워진 물을 이송해 히트펌프에서 압축 방식 등으로 온도를 50~60도까지 높여 사용하기 때문에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하는 방식과 유사해 진다. 폐열 활용을 통한 난방 효율도 기준 50~60%에서 80% 이상 높아져 생산 경쟁력까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열활용 가능성 높지만 작목선택 중요

정재균 임마누엘 아트팜 대표

타이어 공장 폐열을 온실 난방에 활용하는 사업은 난방비를 50~6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앞으로 히트펌프까지 도입되면 난방비 절감은 80%까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계약재배 하는 파파야는 매주 1톤 이상을 사용하는 거래처 덕분에 재배를 유지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 수입하는 것을 국내 공급가격을 낮춰 수입을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폐열 활용으로 난방비 절감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파파야의 경우 여름에는 경매시장에 내 놓아도 팔리질 않고 겨울에는 모자라는 상품이다. 일반 농가가 판로도 없이 수천만원의 난방비를 들여서 재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 전남지역 일부 농가들이 파파야 재배에 뛰어들었다가 시장성이 없어서 문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 기존 유류난방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다. 이곳은 폐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이색적인 작목을 선택했었다. 현실은 소비시장은 적고 수입이 대체하고 있어 저가출하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다. 폐열 난방 때문에 수입과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 시장성이 있고 소비자 기호도가 높은 품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자칫, 겉만 번지르르한 작목을 선택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이곳은 국내 포화상태인 파파야 시장에 대비해 다른 품목을 시험재배하고 있다. 폐열을 온실에 활용할 수 있다면 남들이 수천만원의 난방비를 들여서 재배하는 품목은 모두 경쟁력이 있다. 현재 50~60%의 효율을 히트펌프를 도입해 80%까지 높일 수 있다면 일반적인 온실농가와 가격 경쟁력에서 비교가 안 된다.

특히, 영광군의 경우 원전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온배수를 온실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다만, 이곳 곡성은 공장에서 타이어를 많이 생산하거나 적게 생산하는 시기에 따라 열원 공급에 차이가 난다. 또한, 배기가스 감축 등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굴뚝 배기가스에서 열원을 얻는 방식은 안정적이질 못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영광지역은 온배수 열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투자를 하고 싶은 정도이다. 폐열 활용사업을 먼저 추진한 입장에서 이곳 농가들의 실패 사례를 감안해 조언하면 온배수를 농업에 활용할 경우 경쟁력이 있는 품목 선택을 비롯해 해당 분야의 농업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반드시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전문가 영입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곡성의 경우 폐열 재이용 사업을 통해 온수공급용 메인관 등 기초시설은 사업비로 설치하지만 히트펌프 등은 20%, 온실시설은 50%를 자부담을 해야 한다. 사업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품목선택, 시행착오 감소대책 등과 함께 농가들의 투자여력도 중요하다. 갈등해소 등 향후 분쟁을 없애기 위해서는 공동운영 공동수익체제 보다는 공동시설 경비를 분담하는 개별수익 운영체제가 효율적이다.<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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