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과 한수원, 전남도는 한빛원전 6기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잔열을 농업 등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에 본지는 전남을 비롯해 제주도, 충북, 충남 지역의 산업폐열 활용사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강진군 소각장 폐열과 지열로 파프리카 재배

5농가 유리온실 2ha로 시작해 6ha로 확대

겨울철 소각량 적어 안정화 및 공급확대 필요

전남 강진군은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농업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총사업비 143억원(국비 31, 도비 1, 군비 111)을 투입해 조성된 강진군환경정화센터는 120톤의 생활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는 122톤의 생활쓰레기중 매립 및 재활용을 제외한 평균 8톤 정도를 소각한다.

강진군은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800도 정도의 소각열로 100도가 넘는 고온의 증기(스팀)를 만들어 낸 다음 공중에 매달린 배관을 통해 50여미터 떨어진 인근 파프리카 농장 아트팜으로 보낸다. 과거에는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했지만 중간에 폐열보일러를 설치해 물을 끓여 일부는 소각장 난방 등에 활용하고 대부분의 스팀을 농장으로 보낸다. 소각장은 단순히 스팀을 보낼 뿐 그 이후 단계의 기계 시설 및 관리 등은 모두 농가들 몫이다. 농장 기계실로 보내진 고온의 스팀은 열교환기에서 냉수를 온수로 만들어 대형 온수탱크에 저장했다가 유리온실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온수는 대규모 유리온실 내부에 각각 깔려있는 크고 작은 배관을 따라 흐르면서 배관 자체 열 배출을 통해 난방을 하는 방식과 온풍을 이용하는 2가지 방식이 혼용되고 있다. 파프리카 재배를 위한 적정 온도는 20도 안팎으로 여름철에는 난방보다는 냉수를 이용한 냉방을 하는 실정이다. 사실상, 여름철 소각장 폐열 공급은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특히, 난방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겨울철에는 생활쓰레기 발생량이 적어서 소각에 따른 스팀공급이 오히려 떨어져 열원이 균일하질 않거나 턱없이 부족한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다만, 최초 이곳 소각장 폐열을 활용하기 위해 2ha 규모로 시작된 파프리카 농장이 현재는 3배로 늘면서 폐열만으로 6ha 규모의 파프리카 농장 전체를 난방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이곳 농장은 온실난방에 지열을 활용한다. 지열과 소각장 폐열을 이용해 만들어진 온수를 축열탱크 한곳에 모아 난방에 활용하는 겸용방식이기 때문에 소각장 폐열이 전체 난방에서 차지는 비율은 명확하지 않다. 대략 소각장 폐열로 전체 면적의 12분의 10.5ha 정도를 난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할 뿐이다.

그럼에도 농장 측은 스팀을 공급받는 대가로 연간 2,000만원을 강진군 세수로 납부하고 있다. 농장으로 공급되는 소각장 폐열은 경유 난방에 비하면 연간 6,000여만원 정도 절감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규하 아트팜 부장은 기온이 높아 난방이 필요없는 여름에는 쓰레기가 많아 소각량이 많고 난방이 많이 필요한 겨울에는 쓰레기가 적어 소각량이 적다폐열 활용은 환경적으로도 농업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사업이지만 안정적인 공급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오명종 강진군 환경축산과 환경정화팀 차장은 소각량이 많은 여름철 쓰레기를 겨울에 나눠 태워 폐열발생을 균일화하는 방법도 있다현재 노후 된 소각장 시설 신축 또는 개선을 통해 스팀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수를 농장으로 보내는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성군 소각장 폐열 활용해 토마토 재배

보성원예산지유통센터 4.7ha중 일부 활용

활용가치 높지만 안정적인 공급량이 문제

보성군 역시 환경관리센터에서 생활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폐열을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업에 활용하고 있다.

보성읍 용문리에 위치한 환경자원사업소 쓰레기 소각장은 지난 20011호기 30억원, 20072호기 42억원 등 총 사업비 72억원이 투입돼 120톤의 생활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소각장 폐열을 농업에 활용하자는 취지의 사업은 2010년경 추진됐다. 쓰레기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소각열(폐열)120도의 고온의 증기(스팀)를 만든 다음, 지하매설 배관을 통해 500여미터 떨어진 보성원예산지유통센터 토마토 농장 기계실로 이송한다. 이송된 스팀은 쉘 앤 튜브 형태의 열교환기를 통해 증기와 냉수를 열교환 시켜 6080의 온수를 만들어 탱크(90)에 저장된다. 온실을 돌아 난방에 쓰인 물(냉수)과 온수저장탱크에 있는 물(온수)을 혼합하는 냉수/온수 혼합장치로 일정온도의 물을 온실로 계속 순환시켜 비닐하우스 4,000(1.15ha)을 난방 하는데 활용하는 방식이다. 소각장부터 농장 기계실까지 열원 공급배관 공사비 4억원은 보성군 예산으로 시공한 뒤 향후 10년간 농가가 매년 4,000만원씩 갚아가는 방식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초창기 열원이 되는 스팀은 2년가량 무상으로 공급되면서 경유 난방대비 연간 15,000만원 정도의 절감효과가 있었다. 토마토 생산 원가가 낮아지면서 속칭 반값 납품에도 경쟁력을 갖게 됐다. 대형마트 상품으로 납품되는 등 이후 농장규모는 4.7ha 규모로 늘면서 종사자는 45, 매출은 2014120억원 등 연평균 80억원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소각장 시설이 노후 되면서 스팀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열원 불균형 등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 11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 온실난방을 집중적으로 하는 겨울철에는 오히려 쓰레기 소각량이 줄면서 열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 소각장 중단으로 스팀 공급이 중단되면서 냉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온실면적은 늘고 열원은 부족해지자 전기보일러와 기름보일러 난방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초창기 4,000평 면적의 비닐하우스에 충분히 공급되던 열원도 부족해 다른 유리온실로 가져갈 온수는 엄두고 못내는 상황이다. 더구나 특정 농가에 열원을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의 민원성 문제가 제기되어 보성군이 스팀공급에 요금까지 부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배관비용과 스팀사용으로 납부한 비용이 8,302만원에 달하면서 전기 및 기름보일러 비용까지 환산하면 실효성에 의문이 들 정도다.

김영수 보성원예산지유통센터 대표는 겨울철과 여름철 구분 없이 스팀을 일정하고 충분하게 공급해야 작물에도 도움이 되고 농업에 경제성과 실효성이 있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고 전했다.

이에 보성군환경관리센터 측은 겨울철에도 균일한 열원 공급을 위해 1크기로 압축해 태우는 쓰레기(베일)를 여름철 정비기간에 저장했다가 겨울에 태우고 있다.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원 중 일부만 자체 운영에 활용하고 나머지 80%는 농장에 전량 공급한다. 다만, 10~15년가량 노후된 소각시설이 개선되면 열효율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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