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복지서비스와 여가복지시설의 관계

가장 많은 시설 거점 경로당에 주목하라

노인보건복지를 수혜기준으로 범주를 나눌 때 크게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강보장, 소득보장, 주거보장, 사회서비스 제공이다. 건강보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사업, 치매관련 사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득보장은 노인일자리와 사회활동 지원사업과 노인 안검진 중 개안수술과 노인무릎인공관절수술에 해당한다. 주거보장은 노인주거복지시설사업이고, 사회서비스는 노인돌봄서비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이 해당하는 노인여가복지시설 지원과 결식우려노인 무료급식, 경로우대제 등이 해당한다. 노인장기요양과 관련해선 이미 설명했다. 기초연금과 장기요양제도를 제외하면 노인복지는 대체로 노인복지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노인여가활동 지원이나 사회활동지원 그리고 소외된 노인보호 등이 핵심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점이 경로당이다.

2016년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전체의 13.4%이고, 2017년에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다. 2008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실시하고, 20147월부터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개편하여 연금액을 2배 이상 인상하였다. 노인은 급증하고 특히 고령노인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존 노인복지정책이나 사업만으로는 노인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최근 노인의 평균 수명이 3년에 한 살씩 연장되기에 늘어나는 수명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큰 과제다.

흔히 노인은 빈곤, 질병, 무위, 고독 등 네 가지 고통을 겪는다고 하는데, 이 사고를 줄이기 위해 소득보장, 의료보장, 일자리 만들기, 여가생활 등을 권장하고 있다. 그중 노인의 여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는 노인여가복지시설을 확충하지만 노인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현행 노인복지법 제36조에 따르면, 노인여가복지시설은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노인휴양소가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시설이 경로당이고, 다음은 노인교실, 노인복지관이며, 노인휴양소는 거의 없다.

#노인복지관= 노인의 교양취미생활 및 사회참여활동 등에 대한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과 소득보장재가복지, 그 밖에 노인의 복지증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경로당= 지역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친목도모취미활동공동작업장 운영 및 각종 정보교환과 기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소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노인교실= 노인들에 대하여 사회활동 참여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건전한 취미생활노인건강유지소득보장 기타 일상생활과 관련한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노인휴양소= 노인들에 대하여 심신의 휴양과 관련한 위생시설여가시설 기타 편의시설을 단기간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세계최고 인프라 갖춘 경로당을 활용해야

전국 67,000, 전문성과 다양한 접근필요

노인들이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경로당을 발전시키면 노인의 삶의 질을 상당부분 높일 수 있다. 경로당은 전국에 가장 많은 시설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인의 변화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어서 발전방안이 시급히 모색되어야 한다.

2016년 대한민국 경로당은 67,000개다. 광주광역시에는 경로당이 1,297개소가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경로당 인프라를 가장 잘 갖춘 나라는 없다. 다만 운영을 못한다. 경로당 혁신은 마을공동체와 함께 노인복지문제를 상당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공적 인프라다. 가령 지역주민과 여가프로그램 공유 및 유휴공간을 북카페, 평생교육실, 주민회의실 등으로 운영하여 주민에게 제공한다. 장구, 서예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경로당 어르신들이 직접 운영함으로써 어르신 주도의 능동적인 경로당을 운영한다. 75세 이상 고령자도 가까운 경로당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어 경로당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작은 복지관 역할을 담당한다. 다수의 경로당에 적용 가능하고, 운영비가 과다 발생하지 않기에 자치단체의 부담이 적다. 서울의 경우에는 카페형, 돌봄형, 동아리형, 학습(교육), 도서관형, 소득형, 영화관람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였다. 이때, 부천시처럼 기존의 건강타운, 노인종합사회복지관과 경로당을 연계시켜 발전시키는 방안도 있다. 건강타운과 노인복지관에는 수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용자 중에서 지도자를 발굴하여 이들을 경로당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킨다. 또한, 통학길 안내, 골목길 주차지도 등 노인일자리 중에서 시급성이 떨어진 것은 줄이고 경로당을 방문하여 서비스하는 일자리를 늘리면 추가적인 예산 투입을 하지 않고도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로당광역지원센터처럼 보다 역동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지원센터의 전문성을 키우면 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관과 경로당 잇는 허브 역할

경기도 부천시 건강 100세 거점경로당 사례

지역과 마을공동체에 기반 한 복지전략 필요

특히, 경기 부천지역에 거점경로당 7곳이 전국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실버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건강체조와 부채 만들기, 웃음치료, e스포츠 등 80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한다. 복지관과 경로당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할 건강 100세 거점경로당은 회원 위주로 운영되던 기존의 폐쇄형경로당과 달리 일반 노인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여가문화 배움터다. 이곳에선 건강증진 및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실버 코디네이터가 배치되는 것이 특징이다. 거점경로당에는 교대 근무가 가능하도록 실버 코디네이터 2명이 상주하고 평일엔 매일 1, 2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복사골 거점경로당의 경우 노인 각자에게 손안마를 해주는 러브핸드 손안마’, 건강체조, 스포츠 한궁(韓弓), 노래교실, 보건소 건강검진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골프, 테니스 등의 운동을 실제로 하는 듯한 e스포츠 활동은 매일 이뤄진다.

다른 거점경로당에서는 웃음치료, 민요 레크리에이션, 게이트볼, 실버요가, 라인댄스, 수지침 치료, 스마트폰 교실 등 80개 프로그램이 지역 특성에 맞춰 펼쳐진다. 교통안전, 학대예방, 인문학 강좌도 틈틈이 이어진다.

이처럼 노인여가복지와 관련해선 땅사고 건물 짓는 토건복지 대신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대한민국 노인복지정책을 포괄해서 전부 설명할 수는 없어 정책적 설명보다는 현장의 이야기를 주로 담을 수밖에 없다.

노인복지정책은 의외로 단순명료한다. 기초연금과 장기요양으로 대별해서 그 수준을 꾸준하게 올리고 넓히는 일이 핵심이고, 나머지 각종 사회서비스를 통합해서 단순화하는 게 필요하다. 그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이다.

다만, 대한민국 노인복지정책의 틀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대상자로 취급하는 시혜복지에서 복지의 주체로 세우는 입장의 선회가 가장 절실한 과제다. 재정투입으로 모든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역과 마을공동체에 기반 한 새로운 접근이 있어야 한다. 그 대안에 대해선 다른 장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와 함께 앞으로 다가올 저성장, 탈성장 체제에 맞는 복지전략과 노인전략을 세워야 한다<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