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주)영광군유통회사 이사

농작물이 한창 성장해야할 8월 초순부터 사상 유래없는 여름가뭄으로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날씨가 추석을 전후한 9월 중순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는 우리지역에 2~3일 간격으로 16차례나 내리면서 정성껏 가꾸어온 벼농사는 논에서 싹이나는 수발아 현상이 발생하고 밭작물인 두류, 서류, 잡곡등은 여름가뭄에 성장이 안되고 가을비로 열매가 부실해 평년작의 3분의1 수확도 안된다고 농민들은 아우성이다.

더 문제 되는 것은 잦은비로 논이 질퍽거려 벼베기후 후속작물인 보리파종및 사료작물파종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우농가들에게 있어서는 볏집이 절대적인 조사료인데 볏집수거 장비들이 논에 들어갈수 없어 지금쯤은 들판에 하얀 볏집 곤포(일명 공룡알)들이 즐비하게 늘려 있어야 하는데 큰들에 가뭄에 콩나듯 몇 개씩만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지난해 국내 조사료 공급량은 사료작물 224만톤과 볏집 223만톤 수입건초 105톤등 552만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볏집 공급 비중은 41%이지만 수입 건초를 제외하면 50%까지 올라간다. 이렇듯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볏집의 수급은 한우농가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면 수입건초라도 대체해야 하는데 이 마저도 쉽지 않다고 한다.

정부가 올해 할당관세로 들어오는 수입 쿼터량이 88만톤인데 거의 소진됐고 국내 실정을 감안하여 추가로 퀘터량을 요구하고 있지만 불가능하다고 한다.

조사료 문제는 당장도 어렵지만 내년이 더 문제다.

논이 질퍽거려 소먹이인 총체보리나 사료작물인 이탈리안라이그라스는 이미 파종적기를 놓쳤고 금년중에는 파종이 어렵다하니, 조사료파동은 불을 보듯 뻔한일이 아니겠는가.

혹자는 조사료가 없으면 배합(곡물)사료로 키울수 없냐고 반문하겠지만 소는 초식동물로 반추(되새김)하는 동물이어 위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소 위()의 구조를 살펴보면, 4개의 위가 있는데

1위는 사료를 섭취하였을때 가장 먼저 들어가는 발효조로서 큰소는 크기가 150~200L나 되며 식당에서는 양이라하며 제 2위는 1위와 함께 되새김하는 역할을 하는데 벌집같이 생겼다하여 벌집위라고도 한다.

3위는 1위와 2위에서 되새김하여 생성된 휘발성 지방산과 수분을 흡수하여 음식물을 농축하는 곳으로 천엽이라고들하고

4위는 단위 동물의 위처럼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는 부분으로 진위라고 하고 흔히 막창이라고도 하는 곳이다.

4개의 위 중에서도 반추위(1.2)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반추위를 발달시키려면 어렸을 때부터 양질의 건초는 물로 볏집이나 풀등을 충분히 먹여야만 건강한 소로 성장할 수 있으니, 조사료의 필요성을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이해하리라 생각된다.

앞의 설명에서 보듯이 한우와 낙농농가들에게 있어서 조사료 확보는 필요불가결한 사항으로 다가오고 있는 조사료 파동을 막으려면 농가에서는 논의 배수관리를 철저이 하여 날씨를 관망하며 볏집수거와 조사료 파종을 준비해야 하고 행정에서는 조사료의 겨울파종 또는 춘파를 대비해 종자확보와 농가지도, 홍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것이며 축협에서는 수입건초구입 다각화로 건초확보와 조사료를 적게 먹여도 되는 양질의 발효사료를 확대 공급하는 것이 그나마의 대책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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