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6.4%(6월말)에 달하면서 유엔이 정한 초고령화(20%)에 진입한 지 오래다. 면단위의 경우 최고 47.8%를 넘어서는 등 더 심각한 상황이다. 본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고령화 사회와 노인 헬스케어를 주제로 진행한 국내·외 공동기획취재를 통해 현실적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동기획취재단은 지난 926일 대만 입법원을 방문해 앨리샤(Alicia) 왕유민(Yu-Min Wang) 국민당 입법의원을 만나 대만의 노인 복지정책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복지위생위원회를 맡고 있는 왕유민 의원은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취재단은 노인복지의 가장 기본은 노인들의 경제적 안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판단에 일자리와 연금 문제 등에 인터뷰를 집중했다.

<일문일답>

Q: 대한민국은 정년이 60세다. 100세 시대에 60세 이후 일자리가 문제다. 정부 차원에서 일자리 문제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만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대만의 정년은 65세이다. 노인이 겪는 문제가 많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어떻게 노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프로젝트를 입원법에서 논의 중이다. 대만 노동부는 퇴직 노인들이 직장에서 다른 직원을 훈련시키는 것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Q: 대만은 연금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고 있다. 개선 방안의 중점사항은?

A: 대만의 국민연금은 여러 가지가 있다. 수입이 낮은 사람은 생활연금, 노동·보건 계통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퇴임 후 노동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공무원연금 등이 있다. 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연금을 받는 대상자의 금액이 큰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다.

Q: 대만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2%, 202020%로 증가해 노인들의 연금 지급을 위한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 재원 확보 방법은 무엇이며, 증세에 대한 논의와 국민들의 반응은?

A: 대만의 노인 인구는 282만명이다. 전체 대만 인구의 12%이다. 대만 노인 인구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치매 노인들을 위한 장기요양 프로젝트가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민주진보당(민진당·DPP)은 국민연금의 재원을 유산세(상속세), 소득세, 담배세 등에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진당은 그 금액이 330억 대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민당은 장기요양보험 프로젝트를 주장하고 있다. 1,000억 대만 달러의 정도의 재원이 필요하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넓히고, 더 많은 노인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만약, 상속세를 증액하면 부자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 소득세가 올라가면 일반 사람들의 반발이 클 것이다. 여당도 어떻게 증액을 할지 고민 중이다.

장기요양보험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장기요양서비스, 또 하나는 장기요양보험법이다. 장기요양서비스법은 이미 통과했다. 하지만 보험법은 아직 계류 중이다. 국민당은 장기요양 보험을 위해 1,000억 대만 달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40%, 기업이 40%, 20%는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현 대통령(민진당)도 취임 전 330억 대만 달러의 장기요양 예산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출범 이후 정부는 (보험법 미 통과로) 170억 대만 달러만 배당한 상태다.

Q : 대만 노인복지 제도의 전반적인 현황과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서 입법하거나 입법을 추진 중인 법은?

A: 문제점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독거노인 문제다. 요즘 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다니면서도 점심도시락 제공 서비스 등은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를 대신해 손자들을 돌보는 노인들에 대한 교육 문제다. 마지막은 양로원의 안전 문제다. 최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들이 보호자나 요양보호사, 자녀 등에게 학대를 받는 경우도 많이 생겼다. 대만은 노인들의 주택담보 대출 사례도 많이 생겼다.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를 받는 것이다. 한국의 주택연금과 같다.

대만은 노인복지법을 이미 수정했다. 노인 차별 금지에 관한 것도 법에 들어 있다. 장기요양서비스법도 통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계류 중인 장기요양보험법이다. 여야의 의견이 다르다. 지금 민진당은 반대하고 있지만 국민여론은 대부분 지지하는 쪽이다. 국민당은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Q: 정책을 입법하기 이전 여론수렴 방식과 절차는?

A: 장기요양서비스법을 예로 들면 공청회를 여러 차례 개최했다. 민간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 입법원에서 2년 동안 10차례의 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 노인들이 자기 주택을 임대하고 생활비를 받는 주택담보대출(한국의 주택연금)에 대해서도 금융기관이 처음에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국회에서 입법원을 움직여서 법을 수정했다. 정부의 각 부문에서 의견이 각기 달랐다. 위생복지부는 주택연금을 찬성하고, 금융감독원은 노인들이 대부분 빚을 못 갚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대했다. 이런 경우가 생기면 국회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협상하고 중간에서 조율하면서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Q: 주택연금 제도가 자리 잡은 것은 얼마나 됐나?

A: 지난해에 그 법이 개정됐다. 이 정책이 처음에는 사회복지부에서 담당할 때는 신청자가 없어서 완전히 실패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Q: 대만의 노인복지 정책 모델은 어느 나라인가?

A: 미국과 일본이지만 대부분 일본이다.

Q: 노인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노인들의 의료장비나 활동장비를 만들고 보급하는 헬스케어 산업이 중요하다. 대만의 헬스케어산업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입법 활동도 있나?

A: 대만의 요양기구 품질은 부족하다. , 보험의 지원을 못 받는 비영리 사업으로 돼 있다. 영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비용은 올라가겠지만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민간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저소득 노인을 위한 마지막 실버타운

대만 시립 하오란(浩然) 경로원을 가다

400명 규모 맞춤형 치료와 연구 병행

용돈·의류구입비 등 생일축하금도 지급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 3월 발표한 2050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1위 일본 40.1%, 2위 한국 35.9%, 3위 홍콩 35.3%, 4위 대만 34.9%로 순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와 같이 심각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대만의 시립 하오란(浩然) 경로원을 찾아 운영현황을 살펴봤다.

'혼자 어렵고 의지할 곳 없는 노인을 수용해 편안하게 노년을 보내도록 한다'라는 설립 지침으로 지난 1984년 문을 연 하오란 경로원은 100% 정부 예산으로 움직이는 대만시() 유일의 공립기구다. 토지면적 12,137, 건물면적 22,735규모다.

15~20넓이의 원룸에 2명씩 거주할 수 있도록 지어진 건물은 최대 정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20169월 현재 342명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저소득 시니어가 거주할 수 있는 양로원에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요양원과 요양병원 기능을 합친 복지시설이다.

대만 정부가 판단한 저소득가정의 노인들(자녀가 부모를 부양할 능력이 없거나 장애인인 노인도 입주 가능)에게 주어지는 장기적 수용기관이어서 비용을 받지 않는다. 이곳은 의사 1명과 직원 126, 자원봉사자 60여명이 이들과 함께 한다.

경로원 직원 차이민후안씨(35)"소득이 없는데다 의지할 사람마저 없는 이들이 무료로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각종 취미생활까지 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며 "각종 건강관리 프로그램에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장기요양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공간"이라고 이곳을 소개했다.

차이민후안씨는 "지금도 30~40명이 입원을 고대하며 대기하고 있지만 최대 정원이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이들을 돌볼 직원의 충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오란 경로원과 비슷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공유처는 대만 전국에 26곳 정도가 있다. 그러나 하오란 경로원이 다른 곳과 차별성을 갖는 것은 고령화중심의 기구 내 편안한 노인안명과 대만시 연합의원과의 합작을 통한 맞춤형 치료와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매주 3차례씩 의료진이 경로원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을 체크하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다 긴급 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치료를 한 뒤 타이베이 시립연합병원으로 이송해 축적된 환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치료를 하게 된다.

이 시설은 건강한 노인들을 위한 치매예방 게임과 건강 체조·그림 그리기·노래교실·도예교실 등 평생 학습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외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이·미용 마사지, 종교 활동, 대화 말벗 등이 돼주고 있다.

노인의 날 가족걷기대회라든지 노인 단체들 공연도 실시해 참여하고 함께 하는 삶의 재미를 부여한다. 신앙을 가진 이들을 위한 불교 사찰과 천주교 성당·기독교 교회 등 종교시설도 마련돼 있다. 특히 재취업을 원하는 노인에게는 간단한 교육 과정을 거쳐서 주차관리원, 도서관 안내원 등 단순 노동이 요구되는 일자리를 알선한다.

여기에다 매월 노인 1명 당 4,000위안(16만원)씩 용돈을 지급한다. 의류 구입비도 매달 500위안(2만원)씩 제공한다. 각자 취향에 따라 옷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현금을 건넨다는 것이다. 생일에도 축하금으로 500위안을 별도로 지급한다.

최고령자는 107, 평균 나이는 81세인 이 경로원 노인들은 이곳의 시스템에 의해 의··주 해결은 물론 오락·교육·자유로운 외출 등을 보장받으며 지내다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물론 장례절차도 이곳에서 진행한다.

차이민후안씨는 "시스템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다양한 연령층과 다른 급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기에 적어도 여기에 있는 만큼은 편안함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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