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재경향우․ 영광읍 남천리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 찾는 나그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 잃은 소년의 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은하철도999

 

 

기차는 은하수를 건너서

밝은 빛의 바다로

끝없는 레일위에 햇빛이 부서지네.

꿈을 쫓는 방랑자의 가슴에선 찬바람일고

엄마 잃은 소년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차있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999

은하철도999~

 

 

새로운 희망과의 만남을 기치로 내건 영광신문이 지령 1,000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1997227일 창간호를 발행 한 이래 약 20년 동안을 쉼 없이 달려왔다.

기쁨에 앞서 영광신문을 이토록 튼실하게 건강한 언론으로 키워준 필자를 포함해 애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년의 날을 제정, 19세가 되면 성인으로서의 자각과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 주고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 하고 있다. 단순히 축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 국가의 동량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다.

성년은 어른으로서의 인정이자 동시에 어른으로서의 책무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주어지는 나이다. 지난날은 잘못이 실수로 용서될 수도 있지만 성년은 실수도 잘못이 되는 나이를 말한다. 성년이라 함은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과 의무는 물론, 공동체의 내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도 감수해야 함을 말한다.

영광신문이 그런 성년이 됐다. 기쁨에 앞서 영광스럽고도 무거운 성인으로써의 책무를 먼저 짊어지고자 한다. 어린아이가 부모의 관심과 헌신적 사랑 속에 성장하고 성인이 되어가듯 영광신문도 독자여러분의 성원 속에 하루하루 성장해 왔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은 영광신문 모든 구성원이 날마다 정론직필의 사시(社是)를 새롭게 새기며 올곧게 달릴 수 있었던 힘이었고 긍지였을 것이다.

그동안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다. 언론사의 숫자가 홍수에 비유되는 다매체 시대의 선두주자이기에 시련은 더욱 매서웠다. 하지만 영광신문 임직원은 시련이 매서울수록, 고난이 힘들수록 언론의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그 길만이 독자의 사랑을 받는 길이며, 독자의 사랑만이 시련과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에 대한 영광신문의 믿음은 작은 겨자씨 하나가 땅에 떨어져 아름드리나무로 자라 온갖 생명체를 품듯 지령 1000호와 창간 20주년을 바라보는 영광신문이라는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했다.

영광신문이 후발주자들의 견제를 극복하고 이처럼 전국에서도 대표적 정론지로 성장한 것은 독자 여러분의 성원이 일궈낸 경이로운 기적이기도 하다. 독자여러분의 성원은 다름 아닌 '바른 신문', ‘할 말을 하는 신문', ‘군민의 대변자', '권력의 감시자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대한 기대였다.

영광신문 20년의 세월은 언론의 많고 적음이나 규모의 크고 작음은 큰 가치가 될 수 없었던 시간이다. 그보다는 언론의 가치실현에 누가 더 충실 하느냐하는 사명감으로 맞서 온 세월이다. 작더라도 강한 신문이 되고자 했다.

영광신문은 항상 현장에 있고자 했고, 사실만을 보도하되 사실 속에 감춰진 진실을 알리고자 했다. 비판과 감시는 약자보다는 강자에 뒀고, 위로와 격려는 강자보다는 약자에 두고자 했다. 지역의 시각에서 지방을 보고자 지앙의 가치보다는 지역의 가치가 우선하도록 했다.

이제 스무 살 신문, 영광신문은 그 어느 때 보다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스무 살 신문, 영광신문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변함없이 그 길을 갈 것이다. 권한보다는 책임을 더 무겁게 여기며 스무 살의 아름다운 신문 영광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사태로 인해 우리사회는 지금 도약하느냐, 좌절하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지난 달 시정연설을 통해 2017년 군정목표를 기업유치로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관광·스포츠의 질적 향상 도모’ ‘소득 높은 농수산업 육성 최선’ ‘사람 중심의 희망복지 구현’ ‘쾌적하고 살기 좋은 지역 개발’ ‘소통과 섬김의 열린 행정 실천을 제시했다.

김 군수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여 미래예측이 불가능한 시기이므로 그 어느 해보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은 영광군의 최대 현안인 한빛원전의 상생자금 문제와 고준위폐기물저장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영광의 미래를 새롭게 펼칠 수 있도록 군과 군의회는 물론 지역연관 단체들이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식 불통의 결말은 파국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스무 살 신문, 영광신문은 이러한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는 맨 앞의 길에 서고, 이러한 모순을 정리하는 맨 뒤의 길에 설 것이다. 갈등과 분열을 딛고, 화합하고 소통하는 영광군을 위해 독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따뜻한 독종의 신문으로 거듭나 지역사회의 나침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길을 감에 있어 언론이 외부에 들이대는 엄격한 잣대를 스스로에게도 들이대는 내부의 통찰에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된다. 열 아홉과 스무 살의 사이에 서 있는 영광신문은 위의 노랫말처럼 이제 땅 위로는 무성한 잎을 틔우고 땅 밑으로는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려 독자들과 함께 이 땅의 기둥을 지탱하는 희망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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