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칠산문학회장

사회적 정의로 치장된 포플리즘을 경계하라

영광신문의 지령(紙齡)이 이번호로 어느덧 일천호( 一千號)째다.

20년 넘는 세월동안 영광군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 것이다.

지역의 공기(公器)로써 그 역할과 기능을 성실히 수행해 왔음에 갈채를 보낸다.

예로부터 언론의 기능은 한 국가의 제4(행정.입법.시법.언론)로서 그 시대적 역활과 기능, 그리고 역사적 사명이 매우 중요시 되어왔다. 이는 집중된 권력집단의 야합과 담합을 견제하고 민의를 대변할 유일한 언로(言路)로써, 창구로써의 유일한 것이 언론의 사회적 기능이기 때문이다.

마찬가로 지방자치시대의 지역 언론 또한 그와 다름 아니다.

지령 1천호를 발행한 영광신문이 지난 20여년 동안 그런 기능을 담당해왔음은 물론이거니와 지역신문으로써 지역발전에 공헌해 왔음은 군민들과 출향인들 그리고 제3의 독자들에 의해 평가 받고 있다.

독자들이 대면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깔끔한 편집 스타일에서부터 정치 경제 사회 체육 예술 인물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이거니와 편향되지 않은 공정보도, 사실보도만으로 공정성을 견지해 온 것은 객관적으로도 평가 받을 수 있기에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제 영광신문은 그런 평가에 고무되어 일반적 매너리즘에 함몰 되어서는 안 된다. 보다 차원 높은 지역신문으로서 거듭나기 위하여 언론의 단순 기능이나 역할을 뛰어넘어 시대적 다양성이 요구되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지역발전과 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추구해가야 한다.

언론이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절대 필요하지만 그 순기능 못지않게 역기능 또한 도외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릇된 다수의 목소리에 끌려가서도 안 될 것이며, 소수의 진정성 있는 가치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역으로 목소리만 큰 소수보다 조용한 다수의 소중함도 살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사의 주관적 견해를 경계해야 하며 불의와 악에 대해서는 당당히 맞서야 한다. 지역신문이 결코 지역성에만 안주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지역의 범주를 벗어난 전체주의에 치우쳐도 안 된다. 지역성을 중시하되 한 시대의 전체성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조화를 창출해야 한다.

기사와 달리 철저하게 주관적 사상과 이념을 기반으로 하는 오피니언들도 마찬가지다.

국가적 차원의 시사문제나 정치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자칫 독자들의 식상함을 도출해낼 수 있기에 지역 현안이나 특수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신문은 말 그대로 지역신문 다워야 한다.

지역성이 곧 세계성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우리가 중앙이라고 하는 서울도 한 지역일 뿐이다. 때문에 지역으로서 특성과 독점성이 무엇인지를 발굴해 내고, 그에 걸맞은 지역성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영광신문이 노력해야 한다.

앞서 밝혔듯이 제일 중요한 것은 시대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정의감을 내세운 포퓰리즘을 지양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신문으로서 건강하고 건전한 생명력을 유지해 갈 수 있다.

영광신문이 지역신문의 수범으로서 그렇게 선도해 가리라 확신하며, 지령 일천호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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