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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돌아오는 마을
이민희/ 여민동락 살림꾼
2017년 01월 02일 (월) 11:34:07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가슴 깊이 절망하고 뜨겁게 분노했던 2016. 대한민국 잔혹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해 새 희망을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울 만큼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산적하다. 탄핵 심판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대한민국은 거대한 정치적 격랑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서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민의가 본령이 되는 진짜 민주주의 정치를 실현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룩해야 한다.

불의한 체제에 기생해 부역자 노릇을 해 왔던 정치권력, 재벌권력, 언론권력을 심판하려면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야 한다. 새해에 떠오르는 태양은 장엄하겠지만 너무 오래 취하지는 말자. 2017년 새해의 희망이란 온갖 부정의하고 낡은 것들과의 물러섬 없는 싸움 속에서 오롯이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김수영 시인이 에서도 썼듯이 풀은 바람보다도 빨리 눕고 바람보다 더 빨리 울지만 바람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터전을 지키고 삶을 이어나가는 민초의 강인함은 몇몇 불의한 권력자들의 힘으로 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국이 어지럽고 나라가 도탄에 빠질수록 이웃이 이웃을 돌보고 내 삶터를 활기차게 가꾸는 정성이 더 필요하다. 정권은 정지시킬 수 있어도 우리의 삶은 정지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마을에서의 삶은 계속된다. 2017년이면 여민동락도 작은 면 단위 시골 마을에 자리를 잡은 지 10년 차가 된다. 고령화되고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한 농촌 마을에 노인복지시설도 만들고 마을가게(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도 만들었다. 마을의 유일한 학교가 폐교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열일 제치고 학교 살리기에 뛰어들기도 했다. 초창기 귀농 귀촌한 도시 청년들의 무모한 도전을 팔짱끼고 쳐다보던 마을 주민들과 어르신들은 이제 여민동락의 지원군이 됐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눈물도 숱하게 뿌렸다. 그만큼 농촌 마을에 정착해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하고 마을공동체를 부활시키는 일은 어려웠다. 복지-노동-경제-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마을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투혼을 바쳤으나, 여전히 이뤄낸 일보다는 이뤄가야 할 과제가 더 많다.

10년이 지났지만 농촌의 현실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갈수록 인구는 고령화되고 마을은 과소화 된다. 마을에 어르신들은 넘쳐나는데 청년이 턱없이 부족하다. 당연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마을이 부지기수다. 농촌 마을을 살리기 위해 귀농귀촌 정책을 펼친다고는 하지만 정책적 효과가 어떠한지는 따져볼 일이다. 기껏 어렵게 귀농했는데 농가주택 수리비나 창업농 지원금 얼마 주고는 결국 각자도생이다. 그러니 농촌에 와서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도로 도시로 빠져 나간다.

귀농귀촌을 장려한다고는 하지만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이촌향도(離村向都)형 인구 이동의 구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실제로 2015년 귀농 가구는 11959호인데 이 중 39세 이하 청년층의 귀농 가구는 1150호로 9.6%에 불과했다. 고령화와 저출산 흐름을 바꿀 만한 과감한 정책 전환과 혁신이 없다면 인구의 지속적인 유출 끝에 마을의 소멸은 기정사실로 다가올 것이다. 귀농귀촌은 촉진을 넘어서 정착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 고령화된 농업 인구의 세대교체를 위해 청년 귀농의 적극적인 유치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들이 농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

귀농한 청년들을 농업인으로 육성하려면 생계가 보전되어야 한다. 농민 기본소득은 일본이나 독일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바,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어렵다면 조례 제정을 통해서라도 지방이 먼저 선도해나갈 수 있다. 농업 이외에도 다양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의 재능이 꽃 필 수 있는 영광을 만들어야 한다. 영광하면 원전이나 굴비대신 청년이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2017년 영광이 돌아오는 농촌마을의 선도적인 모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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