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옥 농협중앙회 영광군지부장

81년 말단직원으로 농협에 입사해 꾸준한 노력으로 36년 만에 영광군지부장까지 오른 한상옥 농협중앙회 영광군지부장을 만났다.

 

 

7남매 장남, 동생들 위해 서울까지 전출

어려운 환경 알기에 농어민 입장에서 업무 펼칠 것

201711, 한상옥 농협중앙회 영광군지부장이 취임했다. 영광출신 한 지부장은 바닥부터 최고 자리까지 올라온 의지의 영광인이다. 백수읍 구수리 모래미 출신인 한 지부장은 백수북초등학교와 법성중학교를 졸업 후 서울에 있는 양복점 시다(보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어려운 가정에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장남 대우를 받았을 법도 했지만, 공평하게 자녀모두를 중학교까지만 보낸다는 아버지 말씀에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양복점 시다를 하던 그해 10월 추석, 고향을 찾은 그는 아버지에게 통사정해 겨우 1년 늦은 법성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3학년 재학 중 3명에게 주어진 제일은행 입사에 탈락해 또 한달 여를 방황하다 2학기 10월경 금융단 공채시험에 합격해 198131일 지금의 농협영광군지부 예금계로 초임 발령됐다. 그렇게 시작한 농협과의 인연 36년 만에 최고 자리인 지부장까지 올랐다. 초임 발령 후 목포 신안군지부 등을 돌다가 901월 영광읍 출신인 부인 장숙화씨를 만났다. 하지만, 동생들 교육문제 등으로 결혼 직후 서울 구파발 지점으로 전출을 갔다가 한달 만에 큰딸을 낳고 거기서 쌍둥이 두 아들까지 얻는다. 전출 4년 만에 병환이 깊어진 아버지 때문에 귀향했지만 57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34세에 동생 6명과 가족 5명까지 책임지는 상황이 닥치기도 했다. 동생들만큼은 잘 가르쳐야 한다는 일념에 둘째는 부산으로, 셋째와 다섯째는 법대와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한빛원전에, 넷째는 대전에서 신학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목회활동 중이다. 여동생 여섯째는 백수와 영광농협에서 근무하다 결혼 후 안산에서 생활하고 있다. 막내 남동생은 국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3년간 영광쌀 10억원 분량을 판매하는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에 얻은 딸은 어린이집 교사로 쌍둥이 아들은 영광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장역할을 하는 사이에도 한 지부장은 20004급으로 승진해 고흥군지부 과장에 근무하다 영광으로 돌아와 3급 승진 후 2011년 완도군 지점장을 맡는다. 2015년과 2016년 영광군지부와 무안군지부 지점장을 지내다 M급 경영자로 승진하여 남은 정년 2년을 고향인 영광군지부장으로 보내게 됐다.

한 지부장은 농협업무를 하면서 고향의 서민이나 고객들, 특히 자금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다고 한다. 직원들을 아우르고 업무적으로 지역민과 농축협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던 영광출신 조영조 당시 영광군지부장을 멘토로 삼고 있다는 그는 그런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신용과장 업무를 맡던 그해는 전국 153개 시군지부 종합업적 평가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재직 중에는 전남도지사상과 봉사활동으로 정주라이온스 총재상을 3회나 수상했으며, 우수직원, 우수은행장 표창 등 다수를 수상했다.

이제 한 지부장은 정년까지 남은 2년을 고향인 영광에서 군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농촌 현실에서 농어민과 농축협과 소통하고 항상 고객과 농어민의 입장에서 일을 하겠다고 전했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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