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사)한농연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장

지난 연말 OECD(선진국 국제협력개발기구)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에서 2017년 농업전망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의 주된 전망으로는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곡물 값이 현재의 최고 평균가에서 더 떨어지지 않고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 보고서는 농업정책과 농업경영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말부터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고, 그 파장으로 국제적으로 축산물 가격도 상승하면서 국내외 농축산물 가격 차이가 좁혀지는 양상이다. 국제농축산물 가격의 상승은 쌀 산업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개선시켜 놓았다. 국내 쌀값은 그동안 국제가격의 4배 전후라는 게 통설이었지만 지금은 2배 수준으로 좁혀졌다. 국제쌀값이 폭등한 결과이다. 앞으로 국제곡물가격이 하락은 되겠지만 지나간 10년보다는 훨씬 비쌀 것이라는 ‘OECD-FAO 2017 농업전망을 바탕으로 농업정책의 기본 틀도 새롭게 짜고, 농축산경영도 새로운 변화에 맞는 시스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고려하면 공급측면 대응방안으로 새로운 경작지 추가확보보다 단위생산성의 증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농업공급은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경작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토지는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으로 곡물수급과 관련 단위당 생산성 향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농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 안성맞춤의 고언이다. 귀담아 듣고 실천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농업의 중심이 OECD에서 개도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밀을 제외한 모든 상품의 생산과 수요가 모두 개도국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조곡돼지고기유제품 수출의 경우 앞으로도 OECD 회원국이 주도하겠지만 이를 제외한 모든 농산물의 생산과 수요를 개도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도국에서 정부·민간의 투자와 농업생산성의 증가로 생산기반을 넓히고, 가격의 단기급등 재발을 방지해 공급전망을 상당히 개선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농산물 수출시장에서 OECD 회원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 조곡돼지고기유제품 부문의 수출은 계속적으로 OECD 회원국이 주도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산물 공급측면의 변화에 맞춘 곡물확보 전략도 이들 품목 이외는 개도국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곡물자급률이 사료용까지 포함할 경우 27% 전후인 우리나라로서는 안정적인 곡물 수입선 확보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식량무기화 시대가 도래되면서 국내에서 해외농업투자가 강조되는 것도 바로 안정적인 곡물 수입선 확보대책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앞으로 해외농업투자 지역을 선정하는데 있어 조곡, 치즈, 탈지유를 제외한 모든 농산물의 생산과 수요를 개도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OECD-FAO 2017 농업전망보고서는 우리에게 주옥같은 안내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전망을 근간으로 영광농업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향은 정해져 있다. 첫째가 조곡부문의 정책적 주안점이다. 단위 면적 당 생산성 제고가 가장 큰 화두가 될 조곡정책은 지금껏 해온 정책의 허와 실을 잘 살펴서 철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생산부문을 살펴보면 아무리 생산성이 중요하다하더라도 품질과 안정성 부문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 뻔하므로 친환경농업 단지의 지속적인 확대 및 관리와 친환경에 대한 생산자들의 의식교육이 중요한 정책 포인트가 되어야할 것이다. 한편 친환경농자재조달업자들과 농업인들간의 신뢰확보와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 두 주체들 간의 정직을 담보한 공정한 기회 제공등은 친환경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육묘와 방제와 산물벼 수매는 반드시 영광군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 내용임을 강조한다. 그 다음은 미질 확보를 위한 동일품종별 DSC시설의 지속적인 확보를 꾸준한 정책으로 밀고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농가들에게 적정한 가격을 보장할 수 있으며 균일적인 품질을 담보해낼 수 있는 계약재배의 확충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적 우선순위임을 잊지말아야 하겠다.

조곡정책의 피날레는 유통에 있다. 아무리 생산과 품질에 우선순위를 두고 양곡정책을 폈다할찌라도 유통이 막히면 결과가 없어진다. 영광군은 통합RPC를 통해 유통경쟁력을 갖춘 몇 안되는 유통근간산업을 가진 군이다. 그러나 당장의 이익과 손해에 얽매여 품질에 소홀해버린다면 명분을 잃게 될 것이고 이를 만회하기에는 또 다른 고통과 인내의 세월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정직한 유통질서를 세워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는 것이 유통활성화의 지름길임을 자가해야 하겠다. 또 지역식당부터 우리 영광쌀을 이용할 수 있는 유인정책을 펴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유통정책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밭작물과 기타 원예특작부분의 농업정책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영광의 대단위 밭작물은 인삼위탁생산의 광풍이 불고난 뒤 전체적으로 활용도 면에서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장을 선도할 만한 작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위한 대표작물의 개발에 꾸준한 예산 투입이 절실해 보인다. 경관직물금과 연계된 약용작물의 광작화도 시도해볼만한 정책 중 하나일 것이다.

원예특작작물은 상대적으로 영광군이 타 지역보다 생산기반과 2,3차산업과의 연계부분에서 뒤떨어져있다고 핀단된다. 귀농귀촌인을 중심으로 이런 원예특작부문의 투자유도 정책이 적극 필요하다. 단위면적당 생산성도 높고 고부가가치의 수익도 가능한 작물재배와 가공, 식품화 산업을 꾸준히 넓혀가는 것! 이것이 영광군의 농업지향점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업만이 농촌문화의 전부가 아님을 인정한다면 농촌문화를 경쟁력있게 창조적으로 세워가는 것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적 인자가 됨을 강조하고자 한다. 농촌이 단순히 농업생산을 위한 전초기지가 아닐진데, 그 농촌마을만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발견해내고 그것을 통해 또 다른 부가가치로 연결하는 것이 농촌경쟁력을 키우는 첩경이 될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이루기위해 필요한 농촌지도자들을 키워내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세워내는 것에 정책적 투자의 역점을 둘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농촌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이렇게 2017년을 준비하며 농업농촌에 대한 비전을 세운다면 혼란과 격랑 속에서도 바른 좌표를 가지고 순항하는 영광의 미래가 될것이라 확신한다. 정유년 새해에도 영광군민 모두에게 건강과 감사가 넘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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