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칠산문학회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주체성을 상실한 대한민국 정치권

바람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불어오고, 사릿발 거센 밀물 또한 바람과 같은 방향으로 밀려온다. 두척의 커다란 선박은 그 바람과 물살을 거슬러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나란히 질주한다. 이때 그 두척의 배가 지나간 뒤쪽에선 평상시보다 거대한 삼각파도가 일어난다. 소형선박이 그 삼각파도에 휩쓸리면 소형선박은 중심을 잃고 여지없이 침몰하고 만다.

전직 대통령의 파면 이후 대선정국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된 미국의 무력대응 논리,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국내외 정세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채 그 삼각파도 속에 들어가있는 소형선박과 같은 형국이다.

그런 결과는 여.야나 진보. 보수 할것없이 전적으로 정치권의 책임이다

보수는 국가안보라는 그럴싸한 논리를 내세워 자신들의 권력 기반구축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 미국자본권력의 사대주의적 꼭두각시 놀음에 빠져있으며, 재벌들과 결탁한 자신들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의 쾌락주의에 함몰되어 있다.

진보는 또 진보대로 보수의 모순을 민족문제 해결이나 국가경영 차원이 아닌 권력 쟁취의 수단으로만 악용하고 있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대선주자들의 정체성없는 대권 병이다.

사드 문제로 발생 된 대응전략 부재. 중국 일본과의 마찰 문제들을 미해결의 난제로 유지해가면서도 오로지 대권 장악을 위한 득표의 수단으로만 활용하기 위해 안보문제와 관련해 너무 편안한(?) 마음으로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후대들에게 지금보다 더한 고난의 십자가를 물려주려 하고 있는 범죄행위에 다름아니다.

세월호와 천안함의 상대적 대립분위 조성으로 인한 국론 분열과 대립도 정치권의 책임이며, 광화문 촛불과 태극기의 마찰도 정치권의 책임이다. 특히 태극기와 함께 등장한 성조기 물결은 우리의 주체성마져 상실한 위험한 모습이었다.

우리의 안보를 지키는데 당사자인 우리는 지금 미국과 중국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채 주체가 아닌 제3자로 밀려나 있다.

우리의 정치권이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우리의 처지를 애써 부정하는 알량한 진보적 주체의식의 결과이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애써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선 어떤 정책도 오류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고 더욱 어려운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안보는 대권 장악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그리고 진정한 안보는 힘의 논리를 통한 대립이 아니라 평화 유지를 통한 상생교류가 첩경임을 정치권은 왜 모르는가?

어둠이 내리는 쓸쓸한 거리 길모퉁이/커다란 거미줄에 나비 하나 걸려있네/사람들은 모두 떠나가고 나비는 파닥이네/나혼자 멍하니 서서 나비를 바라본다/누가 저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구할까? 이하생략

1980년대 김순곤이 쓴 시에다 박문옥이 곡을 붙인 노래다.

정치권의 무사안일로 인해 삼각 파도 속에 빠져든 대한민국, 거미줄에 걸린 저 나비 같은 대한민국을 누가 구할 것인가?

국민 밖에 없다.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를 따지기 전에 대권 주자중 누가 가장 진정성 있는 후보인가?를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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