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이 바뀌는 시대에

요즘 밥상하면 무엇이 많이 떠오르는지요? 요즘 밥상에 사라진 것이 참 많다고 합니다. 그 사라지는 밥상을 가공식품이 채워 준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먹거리 산업이 많이 탈바꿈되었음을 여실히 증명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밥이 많이 축소되어 있습니다. 과거보다 밥은 60%가 줄었다고 합니다. 밥이 없는 자리엔 고기와 밀가루가 잠식을 하였고 그에 따른 반찬 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뀌어 졌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밥은 반찬과 국을 반드시 동반 하여야 하고 국과 반찬은 전통음식문화의 상징입니다. 반찬의 대명사인 김치는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생채, 갓김치, 오이소박이김치, 물김치 등 김치의 종류가 다양했는데 요즘 김치는 한두 가지가 전부이고 한두 가지의 김치도 빈약하기 그지없음을 보여 줍니다.

또 그 많고 다양했던 장아찌가 사라진 반찬구성을 봅니다. 전통의 반찬이 사라진 자리엔 역시 가공식품이 불에 대충 데워져 밥상에 오르고 예의 고기반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 학교급식의 경우 고등어 등 해물반찬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비린것을 좋아하지 않는 탓에 고등어 꽁치 등 과거 굽거나 찐 생선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튀기거나 가공되어 첨가물과 섞인 해물이 제공 된다고 합니다. 굽거나 찐 생선은 거의 먹지 않고 잔반통에 그대로 버려진다고 하니 우리의 식성이 어릴 적부터 완전하게 탈바꿈됨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밥을 잘 먹지 않는 관계로 국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콩나물국, 김치국 미역국, 나물국, 무국 등 다양한 소재의 국이 많이 소멸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역국을 위시한 해조류 국이 급격하게 줄어든다고 하며 미역 등 해조류는 다른 가공식품 소재로 옮겨가는 추세가 현 식품산업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밥 문화는 시대상에 따라 현격히 바뀌고 그에 따른 반찬과 국 문화 까지 변화의 중심에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혼족, 배달음식의 발전에 따라 한동안 기피되던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가 성장세로 돌아 섰다고 합니다.

이유는 가공음식의 느끼함을 탄산음료로 해소 한다고 하니 건전하던 우리 밥 문화가 다시 좋지 않은 관행으로 회기 함을 보여 줍니다.

또한 밥 문화는 고령화 시대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사회전체가 고령화됨으로 인해 실버식단이 새로운 식품성장의 대안에 따른 실버식단 개발에 식품회사가 발 빠르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시대엔 걸맞은 식품은 특히, 60세 이상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세 이후 소비가 늘어난 품목은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2.9%가 가장 많았고, 인삼. 홍삼제품이 12.2%, 두부가 10.8%, 청국장 9.9%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식습관 변화로는 과일과 견과류 등 건강 간식을 챙겨먹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31%로 가장 많았고, 영양 보다는 소화가 잘 되는 쪽의 식품 소비가 늘었다는 응답자도 22.2%에 달했습니다.

밥상 자체가 바뀌어가는 시대에 새로운 시장의 개발과 더불어 이에 다른 마케팅이 식품기업의 차세대 성장에 사활을 건 전쟁이 시작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식단의 바뀜은 우리 농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다른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쌀과 우유의 변화입니다. 쌀은 현저하게 둔화되었고 우유 역시 급격하게 섭취량이 줄면서 대안으로 치즈 요구르트 등이 떠오르고 있는 환경입니다.

엄청난 식생활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농업이 가지는 고유의 문화마저 바꾸어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공식품과 서구식 문화가 우리의 밥상을 물들게 하였고 이로 인한 한국농업의 변화마저 바뀌게 하는 힘은 거대한 식품자본의 무서운 마케팅의 결과이며 급속하게 변화하는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매스컴은 우리민족을 지탱해온 쌀의 기능에 대하여 무지에 가까운 편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쌀이 가지는 순기능 보다 역기능을 앞세우는 논리가 참 빈약하기 그지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허황된 논리에 젖어들었습니다.

탄수화물의 폭탄이라며 비만의 주역으로 끌어내리고 말았습니다. 그 대안이 밀가루와 육식으로 버무린 가공식품입니다.

가공식품 없이 밥상을 차리지도 못하고 잘 길들여져 있기도 하고 그 편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바뀐 밥상의 정형입니다.

시대상에 맞게 밥상이 변화 할 수는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건강과 반드시 비례하여야 하고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음식의 정서와 별 차이가 없음을 인식하여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음식은 우리의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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