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지 편찬위원장

지난번 사드의 기습적인 배치와 미측의 1조원 청구문제로 한미간에 삐걱거리는 듯한 외교적 갈등이 사실 우리 국민정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말경 연 이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비용(1억달러:1조원)을 한국이 부담할 것을 주장했다. 사드 배치 및 운영유지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고 한국은 부지 기반시설을 제공한다는 양국의 합의 사항은 아랑곳하지 않은 주장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말일 허버트 맥매스터 미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하고 사드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양국합의를 재확인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과연 이와 관련해 전혀 문제가 없는지? 국민들은 궁금할 다름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안도하지 못한채 불안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대해 동맹국들의 비용분담에 대한 미국 국민의 여망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국내 정치적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지난번 워싱턴 포스트는 이를 두고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상대에게 미치광이처럼 비치도록 해 공포를 불러 일으켜 향후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발판삼아 한국을 강하게 압박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사드배치 및 그 운영비용이 분담금 증액을 통해 우리정부에 전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점점 잦아지고, 또 대규모화 하는 한미 연합훈련 비용, “칼빈슨 항공모함등 미국 전략 무기 한반도 출동비용, 미국산 무기 구매액등 모두 증액을 압박하는 항목들이다.

무엇보다 김관진 국가 안보실장은 지난해 7월 국회운영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사드 배치 비용이 방위비 분담금 형태로 포함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 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항목이 포함되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으나 지금 같은 상황을 예상 못했던 것도 물론 아니다. 애초 연말로 예정됐던 사드가 절차도 무시된채 서둘러 기습 배치된 데에는 김실장이 올해들어 1월과 3월 두차례나 미국을 방문해 조기 배치를 요구한 사실과도 결코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이 서둘러 사드 조기 배치를 요구하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건 아닌지? 특히 김실장의 사드 조기배치 요구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라는 점에서 혹시 안보이슈를 부각시켜 탄핵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것 도 사실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7대통령 결심이라며 느닷없이 사드배치를 발표했었다. 대통령은 탄핵됐고 김실장은 몇일만 있으면 물러나는 입장이다. 남은건 경북 성주에 기습 배치된 사드와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내민 1조원 청구서다.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하나? 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건가? 김실장이 독자적으로 사드 조기배치 강행을 주도한 것인지, 당시 대통령 업무가 정지된 박전대통령의 지시는 사실 없었는지 등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진상을 정확히 알아야 그에 따른 대책도 제대로 세울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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