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로 꼽히는 벽화마을 동피랑의 성공사례는

 

낙후지역 활성화에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동피랑

 

철거대상 동네가 벽화로 인해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 통영을 대표하는 어시장 중앙시장뒤로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을 오르면, 형형색색의 벽화가 아름다운 동화 같은 마을이 눈에 보인다. 꿈이 있는 마을, ‘동피랑마을이다.

동피랑이란 이름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이다. 근처 강구항의 거북선과 한산대첩주제홍보관을 보면 알 수 있듯, 이곳은 조선시대에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統制營)의 동포루(東砲樓)가 있던 자리였다. 때문에 통영시는 낙후된 마을 동피랑을 철거하여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재개발 지역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된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 즉 비탈의 지역 사투리다. 통영시 정량동, 태평동 일대의 산비탈 마을로 서민들의 오랜 삶터이자 저소득층 주민들이 지금도 살고 있으며 언덕마을에서 바라보는 해안도시 특유의 아름다운 정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재개발 계획이 수차례 진행, 변경 및 수정되어 왔는데 지방의제 추진기구인 푸른통영21(시민단체) 위원들은 현지를 답사, 이 지역을 일괄 철거하기 보다는 지역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독특한 골목 문화로 재조명 해보자는데 의견을 모아 만들어진 곳이다.

전국의 벽화마을 중에서도 유독 성공한 사례로 꼽히며, 지금은 명실공히 통영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2년마다 공모를 통해 벽화를 새롭게 단장하는 전략으로 방문객 및 재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고, 협동조합과 공동매장을 통한 주민자치와 공동체 경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전국최고의 슬로시티 벽화마을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동피랑은 제1회 그 언덕의 재발견, 2회 동피랑 블루스, 3회 땡큐, 동피랑 등 7년간에 걸친 벽화운동을 통해, 재개발예정지역에서 주거환경개선지역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도시계획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기 시작했고 마을을 보존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통영시는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을 철거하고 나머지는 보존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는 벽화로 인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했다.

형형색색의 벽화를 입은 동피랑은 통영의 새 명물로 거듭났다. 곳곳의 사투리 인사 팻말은 전국 각지의 관광객을 반기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다. 생각만 바꾸면 달동네가 몽마르트 언덕이 될 수 있다. 이제 동피랑은 과거의 작은 어촌마을, 달동네가 아니다.

이제는 성공적인 공공미술의 사례로 꼽히며 낙후지역 활성화에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동피랑은 이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단순한 벽화 아닌 지속가능한 발전 사례로

동피랑 벽화마을은 벽화를 통해 성공한 전국적 모범사례로 꼽힌다. 단순하게 벽화만 그려놓고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타 지역에 비해 이곳은 벽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사례를 만들고 있다.

벽화가 그려지기 전 동피랑은 철거 예정지였다. 통영시는 충무공이 설치한 옛 통제영 동포루를 복원하기 위해 마을철거를 계획했다. 때문에 자칫 주민들은 정든 이곳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었다. 하지만 2006푸른 통영 21’이란 시민단체가 철거 대신 벽화를 그리자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허름한 달동네가 독특하고 개성있는 벽화마을로 재탄생한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미술학도들이 저마다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이곳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벽화가 조성된 마을이라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벽화를 매개체로 해 어떻게 마을을 운영할 것인지 교휸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곳은 시민단체 노력과 주민들의 참여로 재개발 위협 속에서 문화공간과 관광지로 거듭났다. 단순한 공공예술에서 끝나지 않고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시의 협조를 받아 갤러리와 공판점, 상점 등을 운영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운영 수익의 일정 부분을 주민들과 함께 나눠 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주민협의체에서 공동운영하고 있는 기념품점 점방구판장은 월1천만원의 소득이 발생하고, 이는 주민협의체 운영 및 나머지 잔액은 동피랑 80가구에 쌀과 수도세로 환원하고 있는 구조다. 단순히 수도세와 쌀 문제가 아니라 이는 향후 동피랑이 행정의 지원에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에 의미가 있다. 2013년 동피랑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주민회의나 각종 애로사항 등을 자체해결하고, 기념품 판매점인 동피랑 사람들을 통해 이익금 전액을 주민들 수도세와 쌀로 현물 지급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주민들 고용창출도 생겨 현재 구판장 3, 매점 2, 청소담당 3명 등 모두 8명의 주민이 일자리가 생겼다. 여기에 주민들이 떠난 빈 집 5개동을 리모델링해 작가촌을 만들고 현재 5명의 화가와 작가, 시인이 거주하면서 주민을 대상으로 미술학교도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동피랑은 벽화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에 따른 경제적 대가가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면서 지역민은 수익의 제공자이면서 그 수익을 향유하는 수혜자로 만들었다. 결국 벽화란 공공예술이 철거예정인 마을을 지속가능한 개발, 생동감 넘치는 커뮤니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동피랑에서 찾을 수 있다.

 

벽화마을의 원조, 동피랑의 최대주주는 마을주민

전국 대부분의 벽화마을 사업은 적은 비용으로 동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시작됐다. 저층위의 도시재생사업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이화마을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벽화마을이 갈등을 빚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바로 경남 통영의 동피랑마을이다.

2006년 통영시에 의해 철거 후 공원화가 추진되던 동피랑마을은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결합하면서 벽화마을로 변신했다. 이후 동피랑마을은 철거 예정지가 아닌 관광명소이자 보존대상지가 됐다. 2016년을 기준으로 통영을 방문한 관광객 700만 명 중 200만 명이 동피랑마을을 찾았다. 새로운 건축물이나 철거와 재개발 없이도 동피랑마을은 재생에 성공한 것이다.

벽화마을의 원조 격인 통영의 동피랑은 명실 공히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동쪽에 있는 비랑, 즉 비탈의 지역 사투리인 동피랑은 통영시 정량동, 태평동 일대의 산비탈 마을로 서민들의 오랜 삶터였다.

이 지역은 재개발 계획이 수차례 진행, 변경되는 과정을 겪는 동안 지역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독특한 골목 문화로 재조명해보자는 의견을 모았고 벽화 그리기라는 공공미술을 통해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된 곳이다.

하루 평균 3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지만 정작 동피랑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무런 대가없이 소음과 사생활 침해를 오롯이 감당해야 했다. 심지어는 개도 스트레스를 받아 밥을 안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동피랑 80가구 주민들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 소득과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2013동피랑 사람들을 설립해 경남도에서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마을기업은 안전행정부가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인터뷰

다르게 보는 다른 눈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배득남 이사장/ 동피랑마을 협동조합

배득남 조합 이사장은 동피랑 마을은 전국 지자체마다 줄을 잇는 담장벽화 사업의 모델이다면서 고지대 허름한 무대의 담장벽화가 단순한 환경 개선 효과를 넘어 관광 자원으로까지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동피랑은 통영을 넘어 전국적으로 그 명성이 부끄럽지 않은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동피랑 마을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 냄새가 난다는 거다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을을 관광 콘텐츠로 탈바꿈 시켰다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느끼는 감정은 서로 다르다. 저마다 내재(內在)된 가치 기준과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볼 줄 아는 자신만의 눈을 가져야 하고, 또 다르게 보는 다른 눈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동피랑 마을이 주는 소박한 교훈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사람이 고정관념으로만 바라보았다면 동피랑 마을은 벌써 사라졌을 것이다면서 마을을 살리고자 하는 애정과 탈바꿈시켜 보겠다는 열정이 동피랑을 거듭나게 한 것이다고 덧 붙였다.

특히 동피랑 마을은 지역문화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배 이사장은 아무것도 없는 마을의 벽에 지역의 특성을 살린 벽화를 그려 볼거리를 제공하고 2년마다 새롭게 벽화를 교체함으로써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고 있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들을 하고 있다시와 주민, 지역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나 벽화마을을 통해 주민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수익을 창출하고 분배한다는 점이 선정의 이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공모사업이나 지자체의 지원확보를 통해 마을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 등의 콘텐츠를 개발해서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피랑을 알릴 예정이다새로운 운영전략이나 상품개발에도 꾸준히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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