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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이기심이 빚은 살인행위
고봉주/ 전라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연합회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2017년 07월 03일 (월) 11:35:17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수마트라의 시체꽃과 씨클라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는 시체꽃(Corps Flower)이라는 식물이 있다.

이 꽃이 꽃을 피울 때면 시체 썩는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무려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알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이 꽃은 7년 후 지상에서 가장 거대한 꽃을 피운다.

꽃의 높이는 3m에 다다르고 꽃잎은 1.5m가 넘어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초라해 보일만큼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꽃이다.

그런데 이렇게 큰 덩치를 갖고 있는 이 꽃도 꽃을 피우는 목적에 있어서는 다른 작은 꽃들과 다르지 않는다.

오직 다음 세대를 이어 갈 씨앗인 열매를 맺기 위해서인 것이다.

오랜 세월을 수고하고 기다린 끝에 애지중지 거대한 몸집의 꽃을 피웠지만 썩은 냄새를 맡고 달려든 파리떼에 의해 수정이 된 후에는 이틀도 못가 나무기둥이 쓰러지듯 거대한 소리를 내며 꽃잎은 지고 만다.

7년 동안이나 영양분을 저장하고 그리고 이겨내기에도 버거운 거대한 꽃을 피우지만 수정이 된 후에는 자식세대인 씨앗열매에 양분을 돌려주기 위해 허무하게 져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꽃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씨클라멘이라는 꽃도 자식사랑으로 유명하다.

식물이 자라는 데에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영양성분 몇 가지가 있는데 이 영양분이 부족할 때 씨클라멘은 자식세대를 위해 어미세대가 먼저 흡수했던 영양분을 토해내 먹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누렇게 변색되어 죽어간다는 것이다.

비록 아름다운 꽃향기가 아닌 시체 썩는 냄새일망정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꽃을 피우지만 자식세대에게 영양분을 돌려주기 위해 순식간에 쓰러져 가는 시체꽃과, 양분이 부족한 흙에서 자식세대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양분을 토해주고 자신은 죽어가는 이런 아름다운 식물들의 자식사랑이 지구를 푸르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려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가시고기의 처절한 자식사랑

큰가시고기의 자식사랑도 유별나다.

암컷이 물살이 느린 바위틈에 알을 낳고 떠나버리면 그 떄부터 수컷의 위대한 자식사랑이 시작된다.

천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하고 부화할 때 필요한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주기 위해 수컷 가시고기는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못한 체 알 주변을 맴돌며 날개 짓을 해야만 한다.

장차 태어날 귀여운 자식세대를 위해 피로와 배고픔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새끼들이 부화를 마칠 때쯤이면 수컷 가시고기의 몸은 엉망이 되어있기 마련이다.

새끼들을 위해 천적들과 싸우느라 수없이 부딪힌 주둥이는 짓이겨져 있고 지느러미는 헤질대로 헤저 너덜거린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듯 다자란 자식들을 지켜보던 수컷은 기력을 다했는지 한번 크게 몸짓을 하고선 더 이상 몸을 움직이질 못한다.

그리고는 수면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수컷은 마지막으로 어린 자식들에게 몸을 내어준다.

아직은 먹이사냥이 서툰 어린 새끼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마지막으로 위대한 자식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기를 냉동시킨 인간의 이기심

3년간이나 냉장고 냉동실에 아기 시신 2구를 보관한 친모가 동거남 가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한다.

당사자인 김모여인의 진술에 따르면, 3년 전 첫 번째 아기를 출산했으나 키울 여력이 안되어 거의 방치를 하다 보니 이틀 후 숨졌으며, 지난 해 1월 집 욕실에서 낳은 두 번째 아기는 낳자마자 숨지는 바람에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을 해왔다는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해도 괜찮은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었을까?

무슨 말로 질타를 해야 하는지 아니 욕이나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자식세대를 위해 자기의 자리를 내어주고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미물만도 못한 인간을 우리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부모세대의 이기심으로 영문도 모른 체 그리고 죽음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체 죽어갔어야 할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부화가 치민다.

아름다운 생명을 가꾸고 보호하려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인간의 이기심이 빚은 살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두 어린 영혼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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