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칠산문학회장

영광(靈光)은 신령 영과 빛 광이란 두 글자로 된 지명이다. 신령스런 빛의 고장이란 뜻이다.

그 두 글자를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면 단순한 신령스러운 빛이란 의미보다 훨씬 깊고 숭고한 뜻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런 의미는 영광의 자연 현상이나 지형구조와 무관하지 않으며, 영광 사람들의 삶과 문화 등에 직.간접의 영향을 끼쳐왔다.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가 적자생존의 원리에 따라 그 지역의 자연환경 조건에 맞게 진화해 왔듯이 인간은 자연환경에 의해 삶의 형태나 심성, 기치관, 스케일까지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신령 영()자와 빛 광()을 즘 더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신령령자의 맨 위, 비 우()는 물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물은 생명(실제로 고대 철학에서부터 모든 생명의 근원은 물이라 했고, 물이 없이는 어떤 생명체도 탄생과 생명 유지가 불가능하다)의 근원이고, 그 아래 세개의 입 구 (口口口)는 말, 소통, 육체적 생명 유지를 위한 도구의 뜻이며, 맨 아래 무당 무()는 정신. 영혼, 신과 인간의 소통이란 뜻이 담겨져 있다. 또한 빛 광()은 햇살, , 과학.문명을 상징하는 세개의 점과. 오로지 하나라는 의미가 담긴 한 일(). 그리고 어진 사람(:어진사람 인)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명광이란 지명은 그런 조건을 모두 갗추었기 때문에 그런 지명이 된 것이다.

앞서 밝혔듯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그 지역의 자연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진화해왔다. 영광에 뿌리를 둔 영광 사람들도 각자의 심성과 가치관 됨됨이 등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광의 지명에 어울리게 키워왔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영광스런 영광 사람이 된 것이다.

물론 자연환경 이전에 부모님으로부터 타고 난 본성과 성장과정의 환경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영광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의해 일반적이고도 공통적인 정서를 대동소이하게 형성시켜 온 것이다.

경기도 의왕시 소재 "내손초등학교"가 운영하는 "의왕 유레카 사이언스 꿈의 학교(교장 정상진, 사무국장 김수기)는 지난달 715"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과학 문화 탐방"이란 주제로 학생, 학부모, 지역 인사 등 50여명이 영광을 방문,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이 체험단을 상대로 필자는 영광에 관한 강의 요청을 받았다. 주어진 시간과 장소는 체험단이 영광읍에 있는 "옛터(영광 출신 소설가 송영 생가))에서 점심을 마친 뒤 첫 방문지인 "한빛 원전"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의 약 30여분 정도였다. 외지인들이든 우리 영광 사람들이든 영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적어도 23일 정도의 일정으로 스케줄을 잡아야 가능하다. 그래야 현장투어를 하면서 머리로 이해하는 영광이 아닌 몸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영광을 체험할 수 있게 설명 할 수 있다

그렇게 요구되는 시간을 압축해서 영광의 지리. 역사, 문화. 인물. 종교 등 영광만의 세계적 독점성과 특성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들려주었다. 문헌이나 사료에 기록되고 정리 된 내용보다는 그동안 필자가 연구하고 발굴한 내용들 위주의 이야기였다.

강의 대상이 아직 초등학생들이고 영광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학부모들일 것이란 생각으로 강의 주제가 너무 무거워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일상과 연관시켜 가볍게 이야기 해주었다. 필자의 우려와는 달리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열심히 들어주었다. 이야기 도중 깜짜감짝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차가 어느덧 한빛원전에 도착했고 더불어 필자의 이야기도 마무리 되었다.

체험단 일행이 다음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도중에 학부모 한분이 내게로 와서 말을 건냈다. 자신은 "의왕시 토박이이며 의왕시의 향토사를 연구하고 있는데 오늘 영광에 와서 보니 영광이 이렇게 엄청난 곳인줄 몰랐다""오늘 짤막하게 들은 이야기만으로도 대하소설

몇 편은 쓸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과장되거나 틀린 말이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 영광은 우리가 지금 경영해가고 있는 산업.경제력보다 훨씬 다양하고 미래지향적인 가치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늦었지만 우리는 이제라도 그 무한 잠재력과 무한 가치를 우리의 일상에 적용시키는 일에 눈 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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