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재/ 지방농업연구관, 행정학(농업정책)박사

17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에 부쳐

예부터 우리조상들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업을 장려하여 왔다. 그렇지만 금년은 유달리 오랜 가뭄과 폭우, 우박, 그리고 고추 등 원예작물의 병충해 피해에 시달리는 농업인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자연환경을 극복한 농업인들에게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이무렵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농수산물 생산에 수고한 농어민을 격려하고 도시 관광객을 초청하여 관광수입을 올리면서 지역의 농수산물 구매효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려는 행사이다. 필자의 고향 영광군은 예로부터 어염시초(魚鹽柴草/물고기, 소금, 땔감)가 풍부하고 사백(四白/, 소금, 목화, )의 고장으로 먹을거리와 인심이 넉넉해 옥당고을이라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을 대표하는 4대 종교 문화유적지가 관광객들의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최초, 백제불교가 법성항으로 들어온 것을 기념하는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박중빈) 대종사의 탄생지 원불교 영산성지, 6.25 전쟁 중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항거하다 순교(194)한 기독교인 순교지, 신유박해로 많은 천주교 신도들이 순교한 순교지가 정신문화 성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밖에 백수해안도로, 불갑사, 칠산타워, 가마미 해수욕장,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숲쟁이공원, 송이도, 천일염전 등 지역명소와 함께 지역축제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주요 축제로는 법성포 단오제, 불갑산 상사화 축제, 영광 찰보리 문화축제, 백바위 해변축제, 법성포 곡우사리 굴비축제 등이 있는데 불갑산 상사화 축제가 이번 주에 열릴 예정이다. 한국 원산지의 상사화(Magic Lily, Resurrection Lily)는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고 있으며 비늘줄기에는 진통 효과가 있어서 한방약재로 쓰인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으므로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생각한다고 하여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지방에 따라서 개난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 행사를 들여다보니 상사화 참사랑 꽃길걷기, 상사화 결혼식, 상사화 소원등 달기, 상사화 참사랑 야간 퍼레이드가 있고 공연행사로는 영광생활 음악회, 평생교육팀 공연, 학생동아리 공연, 공옥진 창무극 등이 있으며 참여행사로는 상사화 어린이 가요제, 전국 다문화 모국(母國)춤 페스티벌, 상사화 커플가요제 등이 있다. 그밖에 문화행사로 소원성취 사랑의 연줄 드리우기, 수은(睡隱) 강항선생 학술세미나, 상사화 예술제와 체험행사로 SNS 사진 인증샷, 상사화 우체통 편지쓰기, 상사화캐릭터 티만들기, 상사화 캐리커쳐가 있으며 전시행사로는 상사화 주제관, 떡 전시관, 상사화 시화전, 상사화 사진전시 등과 여러 가지 퍼포먼스가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준비한 지역행사에 지역주민들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행사를 지역주민과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축제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 참여가 많아질수록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주민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와 참여자의 재능기부가 축제와 어울리게 잘 활용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지역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이후 노벨상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다. 이는 40여 년간 한센인 병자들을 돌봐온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렉(82) 간호사가 회자(膾炙)되고 있기 때문이다. 긴 세월을 단 한 푼의 보상도 없이 오직 사랑과 헌신으로 병자들을 돌보다가 늙어서 섬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라는 편지만 남긴 채 20051121일 고향으로 떠났던 두 간호사의 숭고한 봉사정신을 담은 영화를 관람했던 이낙연 도지사(현 국무총리)가 노벨평화상 추천을 제안한 이후 정무부지사와 고흥군수가 오스트리아를 방문하였고 김황식 전 총리가 노벨평화상 추천 위원장직을 수락하였다고 김연준 신부<마리안마가렛 이사장>의 전언이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두 간호사의 봉사정신을 선양하려는 뜨거운 열기는 사회 양극화에 따른 각박한 인심과 이기주의 사조를 감안할 때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기계화, 정보화, 세계화의 기조아래 시장경제가 질서를 찾고 민주주의가 확대되면서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 마당에 도덕적 질서보다 부를 향유하려는 다양한 가치의 개인주의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 3년여 동안 세월호 현장을 지키고 있는 자원봉사자, KOICA해외봉사단, 국경없는 의사회 등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많은 국민들은 깊은 신뢰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자원봉사란? 자신이 가진 자원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에 자발적으로 대가(代價)없이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자원봉사는 목적을 분명히 알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타인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성품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양심에 따라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현재 우리주변에서는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원봉사 활동에서 돈이라는 단어는 봉사의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지만 봉사자에게 식사비, 교통비 등을 활동비로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학생과 미취업자들이 생활기록부나 이력서에 적어 넣기 위해 또는 종교 및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봉사활동은 무보수가 대부분이다.

영광군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와 축제에도 관람객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는데 손색이 없도록 행사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17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능동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영광군의 발전을 위한 행사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군민과 외국인이면 누구나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다. 봉사활동은 행사장 안내, 행사진행 보조, 화장실 청소, 각종 편의제공 서비스와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고 통역이 가능한 분은 외국인 관광객의 안내를 맡게 된다.

이번 상사화 축제를 통하여 군정발전의 원동력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관광의 확고한 지위 향상, 풍요로운 농어촌 건설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하여 모든 주민들이 축제에 공감하고 총의를 모아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개발에 많은 조언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과를 하나의 장()에서 보면서 영광군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의 판매가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도시민의 착한소비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17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상사화! 사랑() 담다.”라는 주제로 오는 9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주변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 축제의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지역 산업기반의 육성과 주민들의 높은 관심, 축제관련 기업과 기관단체, 그리고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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