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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의 시대, 에너지 자립을 꿈꾼다 <7>
저탄소시대 임실의 중금마을은
2017년 10월 09일 (월) 11:19:36 신창선 기자 press@ygnews.co.kr

21세기 인류는 석유정점, 기후변화, 세계경제 위기라는 세 가지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의 에너지 대안으로 떠오르던 핵에너지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결코 안전한 에너지원이 아니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영광신문은 영광에너지자립마을의 여건 조성을 위해 타 지역의 에너지 자립마을 현황과 육성책을 취재해 우리지역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자립, 중금마을에게 물어봐요?

중금마을 80여명 주민 모두가 에너지박사들

   
후쿠시마는 위대한 스승이다.’ 입간판의 문구부터 참 신선하게 다가왔던 전북 임실군 중금마을. 이곳은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터졌던 일본 후쿠시마를 스승으로 모시는 곳 답게,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기 위해 실천 중이다.

전북 임실군 중금마을은 오늘날 에너지자립마을에 있어 대표적 모범마을로 꼽힌다.

특히 마을이라는 소규모 공간 내에서 에너지 절약을 통해 소비량을 줄이고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해 생산량을 높여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금마을은 전국적으로 선도적인 그린스타트 모범마을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31가구 8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중금마을은 주민들이 사실상 모두가 에너지박사들이다.

주민들은 지난 2009년도부터 전문적인 에너지 효율교육을 통해 적극적인 에너지 대안을 모색하는가하면 '에너지대책위원회'를 꾸려 마을 공공시설과 식품 가공공장 등에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 등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열심이다.

중금마을 김정흠 운영위원장은 주민들은 에너지자립마을의 중요성과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왜 우리 마을에 필요한지, 환경적·경제적 측면을 다 고려해 수없이 많은 시간을 토론했다이를 깨닫는 데만 1~2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에너지자립의 첫 걸음은 쓰레기 분리수거였다. 마을 회의를 통해 '쓰레기를 태우지 않는 마을', '쓰레기 없는 마을'을 만들기로 했고 농약병, 농약봉지, 잡병류, 깡통, 플라스틱류 등 재활용품을 열두 가지 항목으로 나눠 철저히 분리수거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를 귀찮게 여기던 마을주민들도 마을의 환경이 깨끗해지면서 하나 둘씩 동참행렬에 올랐고 시큰둥하던 일부 주민도 재활용품으로 나온 수익금이 마을 공동경비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는 함께 참여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생각의 전환이 잇따르면서 첫해 1톤 트럭 한 대 분량이던 재활용 수거품은 다음해 1톤 트럭 다섯 대 분량으로까지 늘어났다.

마을의 수익도 수익이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 주도로 마을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성장기반을 조성했다는 데 그 의미와 효과는 매우 컸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겨울이 따뜻한 집

절약과 실천만이 에너지 자립의 지름길

분리수거의 성공에 힘입은 주민들은 전문적인 에너지 효율개선 교육을 통해 에너지절약 실천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마을주민들이 구성한 에너지대책위원회는 지역의 한 시민단체가 교육을 통해 배출한 에코홈닥터(ECO-home doctor)들로부터 전문적인 에너지효율 개선 교육과 조언을 받기 시작했다.

에코홈닥터는 집안 곳곳의 에너지 손실을 열적외선 카메라 등 특수 장비를 동원해 진단하고 그에 따른 단열시공 처방을 내렸다.

처방에 따라 주민들은 집안 백열등을 고효율 전구로 바꾸는가하면 멀티 캡 콘센트를 설치해 에너지의 낭비마저 줄였다. 또 단열과 방풍을 위해 문풍지와 방풍 실리콘 처리를 했다. 당연 난방비가 확 줄었다.

에너지대책위원회는 개인적인 에너지 절약을 넘어서 조금 더 큰 규모의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진행했다. 바로 집수리이다. 농촌마을은 노후화된 주택 때문에 유독 겨울철 난방비용이 많이 들었고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기위해서는 단열개선 사업이라는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했다.

마을의 36가구 중에서 어느 집을 고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했고 주민들이 쓰레기분리수거로 모은 자금을 모아 지난 2009년 전북주거복지센터와 공동으로 마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낮은 이순자씨의 집수리와 마을회관 단열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꼼꼼한 에너지진단을 통해 집의 출입문 2곳을 교체했고 벽면에 단열 공사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에너지효율개선 시범주택 만들기 사업을 통해 외풍이 50%이상 차단되는 효과를 얻었고 집 앞에는 공사전과 후의 집의 모습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안내판도 만들어 이후 다른 가정들의 집수리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마을에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겨울이 따뜻한 집이라는 팻말이 붙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처럼 절약과 실천만이 에너지 자립의 지름길이라는 목표로 한 중금마을의 다양한 실험은 그 규모가 작고 느리지만 분리수거에서 에너지 자립마을까지 연결되는 단계적 절차를 통해 그 결과를 얻어가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특히 무조건적인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에 앞서 에너지 교육프로그램이나 집수리 사업 등에 먼저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에너지자립마을의 자립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되고 있는 부분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시작한 에너지 자립

중금마을은 주민 주도로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직 성공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속도는 더디지만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한 중금마을의 시작은 쓰레기 분리수거 사업이었다. 어르신이 대부분인 농촌 마을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 구분 없이 소각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던 중 2008년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설치했다.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 어르신을 대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해 설명했고, 자리 잡기까지 자그마치 4년이 걸렸다. 폐품을 팔아 마을기금도 마련하고, 공터에서 쓰레기를 불법소각하는 일도 차츰 없어졌다. 마을 환경이 깨끗해지자 주민은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쓰레기 분리배출 이후에는 주택 에너지 효율 높이기를 추진했다. 주민 대상 에너지 교육을 하고, 백열등을 고효율 전등으로 바꾸거나 세면장에는 절수형 샤워 꼭지를 달고, 외풍을 막는 문풍지를 붙이는 등 집집마다 에너지절약을 실천하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태양광 발전사업을 대하는 태도도 남달랐다. 중금마을은 2010년 정부 그린 빌리지 사업 보조금을 받아 전체 마을의 1/3에 해당하는 11가구에 3짜리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녹색마을 사업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면서 대부분 실패로 끝난 것과 달리 중금마을은 지역 시민단체인 전북의제21’과 마을주민이 보조금 사용 방식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사용처를 결정했다.

혼자 사는 어르신 가구는 전기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아 마을회관이나 공공시설, 혹은 상대적으로 전력사용량이 많은 젊고 경제력이 있는 가구를 선정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한 것이다. 현재 이를 통해 가정 전력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중금마을은 미래 세대에 대한 에너지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매주 인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생태수업으로 에너지교육을 진행하면서 에너지 절약과 관리의 중요성을 체험활동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후쿠시마는 위대한 스승, 자발적 실천들이 모여

인터뷰- 김정흠 중금마을 운영위원장

   
김정흠 운영위원장은
마을 주민들이 에너지 자립마을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면서 “20088월 부안군에서 자전거 풍력발전기 제조 관련 워크숍에 갔다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중금마을에서 에너지 자립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시작은 어려웠다. 초창기에 주민들은 에너지 자립관점에 동의하지 않았다. 주민들을 설득해 3kw짜리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려 했는데, 비용이 1,400만원이 드는 걸 누가 선뜻 동의하겠냐고 당시를 떠올리며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한다는 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도 해당된다다른 거창한 것보다 쓰레기 재활용 및 분리수거부터 주민들과 합심해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 뒤 차츰 태양광 설비 설치를 추진했다면서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을 받아, 원래대로라면 한 대당 400만원의 자부담을 해야 하는 태양광 설비를 100만원만 부담하고 설치했다. 이젠 마을 방앗간에도, 마을회관에도 태양광 시설이 있다고 말했다.

마을 입구 옆엔 마을공동농장인 희망텃밭이 있었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바이오디젤, 폐식용유를 원료로 트랙터를 운전하고, 비료와 농약도 안 쓴다. 농사는 유기농 방식으로 짓는다. 이 밭에서 재배한 배추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한 결과, 기존 농법으로 재배한 배추 한 포기의 0.65kg보다 40% 가량 낮은 0.4kg으로 줄었다.

에너지 자립이란 철학을 기반으로 중금마을은 공동체를 강화했고, 주민들의 자발적 실천력도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에너지 자립을 위해 작은 것부터 함께 실천해 온 게 유효했다실천을 통한 공동체 문화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좋은 데 쓰는 경험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런 경험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503(박근혜의 죄수번호)’이나 우병우 같은 괴물이 나왔던 것이라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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