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2015년 농업분야에 이어 2017년 청년분야에서 '영광군을 빛낸 사람들' 에 선정되었습니다. 지역신문이라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도 공신력도 떨어질 수 있지만, 전 그 어떤 상보다 자랑스럽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그건 바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선정해 주셨고 농민은 농사만 짓는 것이라는 편견을 깼기 때문입니다.

2015년은 지역 농업인들과 별난농부들을 결성해 함께 공부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법으로 제품을 만들고 직거래를 통해 농가소득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면, 2017년은 영광군 청년의 권익과 역량을 키우고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인정해준 성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고향인 영광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농민은 농사에만 집중해야 한다.’ 는 말이었습니다. 농업 이외 다양한 활동을 하는 저를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이지만, 전 이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농장은 충분히 잘 운영되고 있으며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농업 이외의 분야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봉건주의 시대에 계급주의를 철저히 지키고자 했던 양반과 권력자들은 백성을 억압하고 군림하기위해 농민은 농민답게, 노비는 노비답게, 양반은 양반답게라는 말로 백성들을 한정시키고 그 위에 군림하기 위해 이런 사고를 주입시켰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농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도, 회사원도 심지어 대기업 CEO도 은퇴 후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 반대도 가능해야 합니다. 농민이 교수가 될 수도 있고, 사업가가 될 수도 있고, 정치인도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이 보편적인 일이 되어야 재능 있는 젊은 청년들이 농촌에서 더 큰 꿈을 꾸고, 침체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청년이 앞으로 영광을 끌고 갈 우리의 미래다.' 라는 말입니다. 이 말에도 큰 함정이 있습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는 청년은 현실이 아니고 미래여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의 힘을 연장할 명분과 정당성이 생깁니다. 하지만, 청년은 영광군을 끌고 가는 현재이자 주역입니다. 공부하며 미래를 꿈꾸는 청소년과 다양한 현장에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매일매일 고민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청년을 동일시 한다는 건 아주 나쁜 프레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잘못된 편견과 프레임에 가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광군 인구의 30% 청년, 50% 우리 농민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가 바뀌면 영광군이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노력한다면 주변을 변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먼저 우리가 하는 일에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편견에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우리 위에 군림하려거나 잘못된 프레임에 가두려는 사람이 있다면 준엄하게 심판해야 합니다. 더 이상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이거나 돈 몇 푼에 양심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후회하며 4년 뒤를 기약하는 것이 아닌, 우리를 대변하고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한 후보를 선택해 후손들을 위해 탄탄한 기반을 다지는 2018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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