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 입암리 매향비, 전라남도 기념물 제224호

법성면 입암리마을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서울 등 경향각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입암리 마을 출신 향우들 40여명은 지난 8일 전세버스 한 대를 동원해 매향제 행사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며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3번째 열렸다.

영광 법성 입암리 매향비는 고려말기(1371, 고려 공민왕 20,洪武 4)와 조선시대 초기(1410, 태종 10 永樂 8)에 걸쳐 한 비석에 2회의 매향 사실을 기록한 매향비다.

마을 주민 한우석씨는 매향(埋香)이란 향나무(香木)을 묻는 민간불교 신앙의례이다향나무를 민물과 갯물이 만나는 지역에 오래 묻었다가 약재나 불교의식용들로 썼으며, 그 매향의 시기와 장소, 관련 인물들을 기록한 것이 매향비다고 설명했다.

영광 법성 입암리 매향비는 현재 입암리 입정마을 노인정 옆에 있는데, 1985년 농지 정리사업을 하다가 하수구 정비 중 발견됐고, 1987년에 현재 위치로 옮겨졌다. 입정마을은 바다와 연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무렵에 제방을 축조하여 현재는 주변이 들판으로 되어 있다. 이 비석이 서 있던 골목을 빗독거리라 불렀다 하는데, 그 마을 앞까지 옛날에 해수가 들어 왔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민들은 그것이 배를 매는 계선주(繫船柱)라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법성포 조창이 형성되기 이전의 고법성 지역이 이곳과 연관된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역은 조선시대에는 진량면(陳良面)에 속한 지역으로 1789년의 호구총수에는 진량면 27개 마을 가운데 하나로 입암동(笠巖洞)’으로 기록되어 있다.

법성 매향비는 고려시대 말기와 조선시대 초기에 걸쳐 39년의 사이를 두고 2회의 매향사실을 기록한 비이다. 한 비석에 시기를 두고 2회의 매향 사례를 한 매향비로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라는 점과 매향의 연대, 장소, 참여자 들의 기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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