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시인, 영광신문 편집위원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 ''이장에서부터 태통령까지 우리손으로''라는 구호를 목터지게 외치던 때가 1987년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시행된지 30년이 넘게 지났다.

지방자치 행정에서부터 국정에 이르기까지 민의가 반영되고, 국민의 힘에 의해 대통령을 탄핵까지 시켰으니 실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 셈이다.

.허가권을 비롯해 중앙정부가 대부분 차지했던 권한들이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되고 기초 자치단체까지 자율적 행정이 이루워지다보니 단체장들은 저변층의 작은 목소리도 듣게 되고, 이제 정말 국민이 주인이 된 나라로 발전된 듯 하다. 그러나 그 민주주의의 이면에는 부정적 요소로 나타나는 껄쩍지근한 현상들이 여러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쪽수(선거 때 표로 연결될 수 있는)가 많은 다수에게 행정이 볼모가 되기도 하고, 선심성, 보답성 예산집행으로 혈세가 낭비되기도 하며, 생떼를 쓰는 민의에 의해 자치단체나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 지연되고 마비되기까지 하기 일쑤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4년마다 한번씩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함께 가야 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는 매우 심각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명을 선출해야 할 선거구에서 10명이나 되는 같은지역 후보가 출마하다 보니 모두가 잘 아는 선.후배이거나 그런저런 사연으로 친분이 있는 관계인 유권자들은 선거 때만 되면 그 후보군 틈새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참으로 죽을 맛이다. 중립을 지키자니 모든 후보로부터 섭섭한 감정의 표현을 듣게 되고, 그렇다고 특정후보의 편에 서자니 다른 후보들의 적대적 감정을 사게 되고... 선거 기간동안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후보들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유권지들끼리도 후보들에 대해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편가르기식 선거운동으로 인해 평생의 친밀했던 선.후배 관계나. 친구 관계가 소원해지는가 하면 예전으로의 관계 회복이 불가능할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이는 선거에 입후보 한 당사자들이나 그 친인척의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 후보들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이되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현실이고 보니, 지역민간의 갈등과.분열 등으로 인해 건전한 지역 공동체 유지의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후보 당사자들이야 기왕 출사표를 냈으니 어떤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쥐약 먹은 개처럼 두 눈이 충혈되어 서로 치고박으면서 혈투 아닌 혈투를 벌인다지만, 남의 자식 출세(?) 하려는데 어찌해서 죄없는 유권자들까지 불편해하고 힘들어 해야 하는가?

지난 지방선거 때 입후보 했던 모든 후보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불편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말없이 감내해 온 지역민과 유권자들에게 미안한 생각은 없는지?

그리고 ''? 무었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출마 했는지?'' 묻고 싶다.

그 알량한 공약처럼 정말로 ''이 한 몸 다 바쳐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정말로 자신이 ''지역민과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참일꾼이고 능력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착각 때문인가? 아니면 신분이나 계급 상승을 위해서인가? 그도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삼기 위해서인가? 그것마져도 아니면, 벌어놓은 돈은 있는데 특별히 쓸데가 없으니 적당히 써가며 이름이나 알리려고인가?..

다시 당선자들에게 묻는다.

정말로 자신이 똑똑하고 잘나서 당선되었다고 생각 하는가? 그리고 이제 1차 목포를 달성했으니 2차 목표는 무었인가?

선거운동 할 때 유권자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밤새워 연구하고 고민 하는가? 아니면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준 금빛 배지를 달고 지역의 대소 행사마다 찾아다니며 내빈으로 소개되고, 누군가가 써준 극히 상투적이고 형식적인 축사나 격러사를 낭독한 후에 박수갈채를 받으며 우쭐댈 수 있음에 마음이 들떠 있는가?..?

낙선자들에게도 묻는다.

이번 선거의 결과가 누구의 탓이라고 생각하는가?

마지막으로 모든 입후보자들에게 다시 묻는다.

선거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선거전에서 발휘했던 열정과 투지를 선거와 관계없이 지역화합과 지역민의 상처 치유를 위해 다시 한 번 발휘할 수 있겠는가?

응답하라 20187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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