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년 걸린 작품엔 성취감

바느질로 명인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조금희 명인

영광여자중학교 학부모동아리에 규방침선공예을 전수중인 조금희 명장을 만났다.

최근 들어 현대적으로 디자인 된 한복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생활 한복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날로 새롭게 변해가는 이 시대에 우리 전통의 규방침선공예 명인이 있다.

평일 오후 한적한 점심시간은 끝난 오후 영광여자중학교 학부모들에게 규방침선공예을 전수중인 조금희 명장을 만났다.

조금희 명장은 지난 해 1212일 한국문화예술진흥회에서 선정하는 명인으로 선정됐다.

명인이 반열에 오르기 까지 과정은 다른 작가 선생님들의 추천이 필요하다. 심사위원의 심사 후 작품출품하여 최종 심사과정을 거쳐 명인에 선정되는데 이 과정이 1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조금희 명장(규방침선공예 부문)은 그림과 핸드페인팅 등을 하다 우연한 계기로 색 공부를 위해 규방공예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규방침선공예에 뛰어들게 되었다. 조 명장은 규방침선공예는 도안을 보며 한땀한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다 보니, 잡념도 없어진다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달에서 1~2년도 걸리는 작품도 있는데 완성된 작품을 볼 때면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조 명장은 미래 세대에도 우리의 규방침선공예를 전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전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영광여자중학교 학부모동아리는 지난해부터 집에다 걸어 두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모시발을 만드는 등 오는 10월 전시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학부모동아리는 일본과 교류하며 이번 전시회를 함께 참여한다.

김현아 수강생은젊은사람들이 쉽게 전 하기 힘든 규방침선공예을 하다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은근 중독성이 있다고 말하며 내가 직접 아이들 방에 커텐 등도 만들어주니 아이들이 좋아하니 뿌뜻 하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수강생 김현아씨는 토탈공예자격증도 가지고 있지만 명인에게 배우니 색상부터 도면, 재단, 바느질까지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이제 옷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규방이란 조선시대의 주거 문화에 따라, 남성들이 거주하는 사랑채와 구분된 여성의 거주 공간이지만 이는 단지 이라는 한정된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여성 커뮤니티를 상징한다. 결혼을 앞둔 처녀의 혼수품들은 대표적인 규방공예품이라 할 수 있다. 이 혼수품을 마련하기 위해 솜씨 좋은 동네 아낙들이 다 모여 몇 달, 혹은 몇 년에 거쳐 이러한 모임을 계속했다. 혼사를 인륜지 대사라 생각하는 우리네 정서에 따라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이렇게 형성된 여성들의 사회에서 그들은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어려움을 나누며 함께 살아왔다. 조선시대 여성커뮤니티인 규방에서 창조된 규방공예는 옛 여인들이 제한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적극적인 삶을 살았음을 보여준다. 규방공예는 천연염색, 침선(바느질), 매듭, 자수가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한국의 전통미를 표현하는 생활공예로 전해져 내려왔다.

한편, 학부모동아리는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실시한 바느질 인형만들기 재능봉사에 동참해 정성껏 만든 인형을 어린이시설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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