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영광군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10년 인구추이를 살펴보면 201156,947(2011.08 기준)으로 처음으로 인구 57,000명이 잠시 붕괴된 적은 있었으나 이듬해 곧바로 회복하였습니다. 하지만, 201357,526을 정점으로 해마다 5-600명의 군민들이 줄어 20187월 현재 54,541명으로 이제는 54천명도 위협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5년이 지나면 인구 5만도 안 되는 소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10년간(2008~2018) 영광군 50대 이상 인구는 4,000명이 늘었지만, 40대 이하 인구는 8,000명이 줄었습니다. , 인구 감소는 40대 이하의 청년과 청소년들의 감소에 있습니다. 청년과 청소년들이 영광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 젊은 층의 인구감소 문제는 영광 농업의 쇄락과 함께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지식백과에서는 영광군 산업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해안에 위치하여 반농반어(半農半漁)의 가구가 많으며, 총 경지면적은 16861ha 중 논이 12071ha, 밭이 4,790ha로 논이 많다. 농가 인구는 2008년 현재 17056명이고, 주요 농산물은 쌀·보리··콩 등이며, 특용 작물로 잎담배·인삼 등이 있다...”

, 영광은 예부터 농수산업을 기반으로 한 농업과 상업이 발달한 고장이었습니다. 교육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업을 대표하는 영광종고(현 영광공업고등학교), 상업을 대표하는 법성상고(현 법성고등학교) 등 지역의 많은 학교들이 지역 산업과 맞물려 지역의 학생들을 육성하고 지역의 인재로 성장시켰습니다. 현재 영광의 유력한 정치인들이나 고위공무원들이 이 지역의 학교를 졸업하고 인재로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공업화와 수출중심의 정책은 곧바로 교육정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읍면마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던 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특성화고를 만든다는 대의명분에 의해 통폐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인문계고와 특성화고(주요 산업 중심)로 재편성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농업교육은 농민처럼 철저히 소외받았습니다. 농업은 산업에서뿐만 아니라 교육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했던 것입니다. 2018년 현재 영광의 그 어떤 고등학교에서도 더 이상 농업을 교과목으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농업이라는 교육이 없어지니 자연스럽게 농기계교육이 중장비교육이나 산업장비교육으로, 농식품교육은 제빵교육이나 식품교육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듯 영광군의 주요산업인 농업기반 관련 교육이 차례대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인문계고와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특성화고 운영에 대해 반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지역 산업을 뒷받침하고 유지시킬 수 있는 인재육성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저는 영광군의 젊은층 인구감소는 결국 이런 교육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배운 교과과정으로는 영광에서 자리매김할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결국 그들은 그들이 배운 기술을 활용하기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영광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농업관련 교육이 지역에서 사라지면서 농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함께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정부의 주요정책에서 농업을 소외시켜 농민들 스스로 자존감이 땅에 떨어졌는데, 농업교육에서까지 농업을 제외하니 그 자식들은 어릴 때부터 농업은 나이든 사람들이 하거나 앞으로 사라질 비전이 없는 직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영광군 청소년들은 자라면서부터 농업을 배우지 못하고 자신이 선택할 직업에서 멀리하고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니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떠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외국의 수많은 학자들이 미래에 가장 비전 있는 직종중 하나로 농업을 뽑고 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서울에서 귀농을 선택한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고 단순 농업이 미래를 장담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농업은 그 어떤 직종보다 외부환경에 민감하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확실성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농업을 가까이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체계적인 교육과 다양한 활동으로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한 청년들에게 지역에서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영광군은 위기상황입니다. 지금의 인구감소 추세를 꺾지 못한다면 영광군의 미래는 불투명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영광군의 인구정책의 시작은 바로 농업교육부터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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