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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는 사회를 죽인다
곽일순/ 사진가 수필가
2018년 10월 29일 (월) 11:13:42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국가의 경영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면 이기주의다. 특히 정치인들의 이기주의는 사회에 치명적인 파장을 낳는다. 당을 위주로 한 집단성과 직책을 위주로 한 개인성으로 분류가 되는 이기주의는 극심한 사회의 적폐현상이다. 요즘 미디어를 달구고 있는 유치원을 위시한 소위 누리과정의 병폐 역시 극을 달리는 이기주의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교육기관임을 내세우고 유리한 것은 사업을 주장한다. 결코 있어서도 안 되지만 도저히 이해가 힘든 사법적폐 현상도 역시 바탕에는 권위를 이용한 부와 명예욕이라는 이기주의가 깔려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인생 정도는 가볍게 무시한다. 이러한 집단적이거나 개인적인 이기심은 많이 배울수록 혹은 학벌이 좋을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결과 세간에 서울대 출신들이 나라를 말아 먹는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실재 부와 권위를 이용한 범죄의 최 상위급 인물들의 학벌통계는 이를 증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신성해야 할 부문이 바로 교육과 종교다. 하지만 교육계의 비리는 오래 전부터 악명이 높다. 이번 비리가 적발 된 유치원 운영자 대표가 던졌던 교육부의 비리는 우리보다 더하다. 우리만 잘못인가?’라는 말은 그래서 묘한 반향을 낳는다. 같이 해 먹어놓고 일이 터지자 자신들은 청백한 척 빠지고 우리들만 문제를 삼고 있다는 뜻이다. 변명이 될 수 없는 철면피한 발언이지만 이 기회에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도 자성은 필요하다. 반성을 필요로 하는 곳은 교육뿐만이 아니다. 종교 역시 깊은 자아 성찰을 필요로 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은 불교계의 총무원 원장을 둘러싼 암투와 이권 다툼에 이골이 났다. 서양 종교와 달리 참선을 바탕으로 마음을 닦는다는 정적인 수행을 표방하던 종교의 이면이 이렇게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한 아수라장이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아이들의 교육권을 볼모로 하는 무리나 신자들의 믿음을 볼모로 삼는 무리나 도긴개긴이요 오심보소백보다.

흔히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둘은 많이 다르다. 이기주의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정의를 저버리는 것이지만 개인주의는 자신을 위주로 살지만 사회에 해를 주진 않는 삶을 운영하는 부류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의 뿌리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해석이 가장 분분한 책이 노자이지만 치국을 위한 책이라는 의견에는 동조할 수가 없다. 그의 사상에는 개인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그가 말하는 세상의 다스림은 국가의 운영이 아니다. 노자가 말하는 나라는 피리 소리가 이웃 나라에 들릴 정도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대를 사는 우리가 사회와 국가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래서 아무리 철저한 개인주의라 해도 우리는 사회의 일부요 국가의 구성원이다. 그렇다고 국가주의에 빠져 개인을 버리라는 의미 역시 아니다. 다만 사회적 정의는 지키며 사는 개인이 되자는 말이다. 내가 있어야 사회가 구성이 되고 사회가 있어야 국가가 된다. 내가 모든 구성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사회에 봉사하고 대의를 위해 희생을 치르며 사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한국적십자 총재처럼 바닥에서 서민들의 기금을 동네 이장까지 동원해서 긁어 올린 기금을 자기 돈처럼 펑펑 써대는 세상에선 사회적 봉사란 의미가 없다. 그냥 속된 말로 봉사자는 뜯는 대상일 뿐이다. 가장 청백해야 할 봉사단체와 종교단체 여기에 교육기관까지 순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권만을 챙기는 극단적 이기주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희망 없는 국가가 되고 만다. 일부 유치원은 내년에는 원아 모집을 하지 않겠다는 초강수로 정부를 핍박하고 있다.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후안무치지만 정작 본인들은 잘못된 국가 정책을 향한 투쟁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엔 반성도 개선의 의지도 없다. 과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어린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인성을 형성하는 시기의 교육을 감당할 자격이나 있는 것일까. 이들에게 아이들의 교육이란 돈벌이를 위한 사업에 불과 했다는 결론이다. 순수한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 사업을 지키려는 파렴치함은 요즘 자주 불거지는 어린이 교육기관의 폭력으로 이어지고 계란 3개로 93명의 계란탕을 끓이는 현대판 이병오어의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 이기주의에 사회가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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