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영광군은 지난 달 16일 총 8개 실과를 신설 또는 변경·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영광군 행정기구 설치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이 개정안을 통해 우리는 민선7기 김준성군수의 군정 방향을 미루어 짐작을 해 볼 수 있다. 개정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부서의 통폐합보다는 인구일자리정책실’, ‘유통축산과’, ‘도시환경과’, ‘이모빌리티산업과신설이다. 과거 조직 개편을 통해 적절한 인사가 아닌 측근 인사나 꼼수 인사로 이용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조직 개편으로 당분간 군민들은 혼란을 겪을 것이고 비대해진 조직은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게 될 것이니 이런 지적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결정은 영광군 미래를 위한 시기적절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영광군은 해마다 600여명 이상의 인구가 줄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늘고 있다. 줄어드는 인구가 대부분 영광군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과 청년이라 점에서 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그 결과 영광군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 자영업, 농업분야 에서는 일손부족을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우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노동시장을 왜곡하고 이민족들의 집단화와 규모화로 지역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인구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문제를 풀어나갈 행정적 조직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청년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이를 책임지고 진행할 전담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뒤늦게라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난 3KBS ‘공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영광군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분들과 정당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을 나눴다. 고민을 함께 나누며 마케팅 전담부서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각 정당의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과거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절이었다. 물론, 농업은 그 당시에도 정부의 공업 활성화정책으로 농산물 가격을 과도하게 억제하면서 그때도 피해자였다. 하지만, 파는 것만큼은 걱정하지는 않았다. 공업과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수입시장이 개방되면서 생산(수입)이 수요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제는 생산하는 것보다 파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모든 민간 기업의 핵심부서는 마케팅(영업) 부서다. 그만큼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렵다. 하지만, 기존처럼 생산자를 지원하는 수준의 부서라면 굳이 새로운 과로 신설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영광군 농업인과 생산자들이 안정적으로 판매할 다양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또한, ‘유통축산과에서는 이를 운영하고 지속 발전시킬 유능한 내부 인재를 키워나가야 한다. 우리는 세계시장과도 경쟁하지만, 전국의 모든 지자체와도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들보다 한발 더 앞서기 위해 생산자도 고민하고 노력하겠지만, 이제는 지자체에서도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위한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도시환경과이모빌리티산업과가 신설되었다. 영광군이 시간이 갈수록 편의시설이 집중된 영광읍으로 도시집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사라져가는 소도시를 살리고, 영광읍을 체계적으로 발전 계획할 도시환경과가 필요할 것이고, 영광군의 미래먹거리를 e모빌리티에서 만들어내기 위한 이모빌리티산업과신설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조직개편 개정안은 충분히 납득이 가는 과정이다. 문제는 바로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위기에 빠졌을 때 그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고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금은 응원하고 힘을 보태줘야 할 시기이다. 맹목적인 지지가 아니라 영광군의 문제를 풀기위한 우리 모두의 하나 된 응원이 필요하다. 또한, 이 문제는 행정에만 지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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