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좋고 몸에는 더 좋은 레드비트를 직접 기르고 수확해, 다양한 상품으로까지 개발한 귀농 5년차 이운환 대표를 만났다.

 

 

선홍빛깔 레드비트와 함께 부농의 꿈 키워

시행착오 딛고 일어서 분말 제품까지 개발 SNS 직판

특유의 선홍빛이 아름다워 천연색소로도 쓰이는 레드비트는 그 화려한 빛깔만큼 몸에도 좋다. 나쁜 피를 정화해 혈관청소부 역할을 톡톡히 하는 슈퍼푸드레드비트는 영양소가 풍부해 세계 4대 채소로 유명하다.

영광이레농장 이운환 대표(51)는 건강에 좋은 레드비트를 직접 재배하고 가공하여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했다. 언제든 간편하게 레드비트를 섭취할 수 있도록 분말, 말랭이, 즙 형태로 제공한다. 가루는 물이나 우유에 타 먹고, 말랭이는 차로 우려 마시면 된다. 레드비트 외엔 다른 첨가물이 없어 언제든 바로 먹기 편하다.

목포에서 네온사인 광고업을 운영했던 이운환 대표는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고향인 묘량면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아무것도 없이 농사에 도전하게 된 이 대표는 초반에 2년간 여러 작물을 길러보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노력 끝에 다른 농부의 추천으로 레드비트를 소개받아 본격적인 재배를 시작했다. 현재는 레드비트 기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최근 직접 레드비트를 파종해 싹이 올라오는 밭을 향한 눈빛에 애정이 가득했다.

당초 이 대표의 주작물은 치매 예방에 좋다는 초석잠이지만, 워낙 재배도 힘들고 수확은 더 힘들어서 비트 농사로 방향을 돌렸다. 현재는 레드비트를 주작물로 옐로우비트에도 도전하고 있다. 물론 초석잠, 아로니아, 수박무 등 다양한 작물도 조금씩 재배 중이다.

이 대표는 2천평에 달하는 넓은 밭을 오가며 무농약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한다. 귀농생활을 함께 시작한 아내와 서로 도와가며 작물을 기르고 상품을 개발했지만, 석 달 전 가장 큰 힘이 되었던 아내가 갑작스런 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야기에는 목이 메기도 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아내와 함께 연구하고 개발한 상품을 내버려둘 수 없어 슬픔을 이겨내고 있다. 그는 영광이레캐릭터를 직접 디자인한 딸과 함께 레드비트 밭을 열심히 꾸리겠단 다짐이다.

작물을 수확하고 가공하는 과정에는 영광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이 주효했다. 개인이 직접 마련하기 힘든 고가의 장비 대신 센터에 비치된 시설을 이용해 작물을 적당한 크기로 절단하고 가루로 만드는 과정을 손쉽게 해결한 것. 그 덕에 개발·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영광군이 추진한 수도권 장터에도 부지런히 다니며 판로를 개척했다. 한번 맺은 인연은 SNS로 빼곡히 관리해 지금은 대부분의 상품이 SNS를 통해 직판되고 있다.

이 대표는 귀농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땅은 거짓말을 안 한다. 망할까 두려워말고 다양한 작물 재배를 시도해보라라고 조언했다. “주변에서 추천하는 당장 인기 있는 작물보다 본인에게 잘 맞는 작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가 선택한 레드비트와 같은 희귀 작물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날 이 대표는 이제 막 싹이 올라온 비트 새싹을 돌보기 위해 밖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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