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 NH농협 영광군지부장

올해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에 대해 걱정이 크다. 기대보다 신청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쌀은 구조적으로 공급과잉상태에 있다. 국민1인당 쌀 소비량은 줄고 있다(1970136.4kg 200093.6kg 201861.0kg). 그런데 공급량은 줄지 않거나 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쌀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으면 쌀값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벼 재배면적은 738ha인데 적정면적은 710ha로 보고 있다.

현재 쌀 재고도 있지만 최소한 28ha이상의 논에 타 작물을 재배하여야 수급균형이 이뤄지고 수급균형이 맞춰져야 쌀 가격도 기대할 수 있다.

생산조정제는 공급과잉 상태인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논에 벼 대신 콩, 조사료 등 다른 작물을 심는 것이다. 전년도에는 쌀 생산 조정제를 통해 14만톤의 쌀 공급량 감소로 쌀값과 농가소득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2016년산 쌀값이 목표가격(당시 80kg기준 188천원)에 미달하여 2017년 변동직불금이 14900억원 지급되었고, 2017년산에는 5,392억원이 지급되었으며, 올해는 예산한도 2,533억원 이내에서 지급될 예정이다. 2018년도 쌀 생산조정제에 투입된 1,000억원 내외의 예산으로 올해 변동직불금을 2,859억원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양곡보관료 등의 예산도 절감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생산조정제는 이처럼 쌀값 안정과 변동직불금 등 예산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절감된 예산은 농업분야의 다른 현안을 위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생산조정제 목표면적을 지난해대비 10%p 늘어난 55ha로 정하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일부 제도를 개선하였다. , 휴경(지원단가 280만원/ha)도 인정해 주고, 조사료(400만원 430만원)와 두류(280만원 325만원)ha당 지원단가도 인상했으며(기타작물은 340만원 유지), 조사료 재해보험 도입과 자가소비외 조사료 유통은 축협이나 TMR공장과 사전계약을 맺도록 하였다. 특히 영광군에서는 군비추가지원을 통하여 조사료는 500만원(정부430만원,70만원), 두류350만원(정부325만원,25만원), 기타작물 420만원(정부340만원,80만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18년산 수확기 쌀값 상승으로 쌀 농가 소득증대 기대감(통계청, 1ha당 소득 683만원으로 ’17년대비 26.1% 상승, 역대 최고치)‘18년 기상이변(폭우, 가뭄 등)으로 조사료 및 두류 등 대체작물 실패 그리고 대체작물 노동시간 과다소요(108시간, 198시간) 및 농기계추가 구입(기계화 율 쌀97.8%, 밭농사 56.3%) 등 기회비용 증가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14일 기준으로 우리 영광군의 사업추진실적은 257.9ha로 목표의 36.7%(전남 달성률은 목표의 44.8%)로 매우 부진한 실정이다.

걱정스러운 것이 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기준으로 조사한 올해 벼 재배의향면적은 736ha로 전년말 조사치보다 4ha가 증가된 것이다. 재배의향이 실제로 재배로 이어진다면 평년작 수준이라 할지라도 올해 쌀 생산량은 390만톤에 달해 15~20만톤이 공급과잉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 2월말기준 산지 벼 재고도 지난해보다 21만톤이나 많아 수확기 쌀값이 하락할까 걱정이다. 지난 2016년 수확기의 경우 299천톤이

공급과잉 되어 정부가 과잉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쌀값은 전년대비 14.7%나 하락했었다는 점을 상기했으면 한다.

수확기 공급이 초과되면 쌀값과 벼 수매가격이 하락하고 다시 쌀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과 함께 RPC와 산지농협의 경영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사업 참여가 저조해 쌀값 하락으로 연결되면 그 피해는 모든 쌀 재배 농가에게 돌아갈 것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참여하겠지라는 무임승차는 바람직하지 않다. 쌀 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위해서도 쌀의 공급과잉은 풀어야할 문제이고 이를 통해 쌀값은 지속적으로 안정되어야 서로를 위해 좋을 것이다.

생산조정제는 정부, 지자체, 농협 그리고 농업인이 함께해야하는 사업이다.

정부에서는 전업농과 단지화를 중심으로 본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으로 대규모농가의 10%이상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 전업농 등 대규모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논 타작물재배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는 것이다.

농협도 지난해와 같이 영광군과 함께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사업에 참여하도록 홍보도 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업참여 실적이 우수한 농협에는 무이자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며, 집단재배단지를 육성하도록 콩 파종기와 수확기 등 농기계 구입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에게도 바라고 싶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여 보다 많은 농가의 참여를 유도했으면 한다. 생산조정제 시행기간이 금년까지로 한시적이다. 이를 계속사업으로 연장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야만 계획영농과 지속가능한 쌀 산업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두류의 경우 일부품목만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이 가능하다. 백태는 정부수매가 되는데 반해 서리태는 수매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특정 두류로의 생산이 몰리고 수급불균형으로 가격도 불안할 수 있으니 두류 전 품목으로 재해보험을 확대하였으면 하는 의견도 많다.

더 이상 쌀값 하락으로 우리 농업인들의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쌀 생산조정제는 우리 농업계에서 쌀값 폭락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에 강력히 도입을 건의하여 시행되고 있다. 도입취지를 생각해 보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는 628일까지 읍·면사무소에 신청하기 간곡히 바래본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