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맹키로삶을 홀딱 뒤집은 할머니의 이야기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할머니는 1947년생입니다. 고향은 전라남도 영광이고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유튜브 크리에이터죠. 저도 유튜브로 클립들을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어요. 거침없기도 하고 말투도 너무 재밌고요. 그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이 드디어 책으로 나왔습니다! ‘천재 PD’라고 불리는 손녀 김유라 씨와 함께 쓰셨는데, 손녀가 구술을 받아쓴 거죠. 이 책은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앞부분은 전반전이고요. 뒷부분은 2/3~3/4 정도가 후반전이고, 앞부분에 짧게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사가 나와 있습니다.

할머니가 고생을 너무 하셨더라고요. 딸이라는 이유로 한 번도 학교를 못 다녔고, 결혼을 하자마자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옵니다. 계속 집에 오다말다 하고, 할머니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온갖 일들을 다 합니다. 파출부도 하고요. 리어카 끌고 다니면서 과일 장사, 엿 장사, 꽃 장사, 떡 장사도 하시고... 지금 할머니는 엄청 거침없고 괄괄하시잖아요. 그런데 젊은 시절의 박막례는 전혀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장사를 하면서 목소리 높여서 자기 주장을 하지도 못하고요.

그러다가 식당을 운영하시면서 자리를 잡으셨는데, 일흔이 넘으실 때까지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만드는 일을 하신 거예요. 어느 날 할머니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손녀인 김유라 PD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평생을 죽도록 일만 한 우리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신다면 세상은 너무 불공평한 거다, 내내 식당에만 붙들려 있던 할머니와 먼 곳에 여행을 가야겠다라고 생각해요. 휴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회사에 이야기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래서 직장을 그만둡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할머니랑 같이 여행을 가겠다고 직장을 그만둔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참 대단해요. 할머니를 모시고 호주 케언스로 떠났던 그 여행이, 두 사람의 인생을 부침개맹키로 홀딱 뒤집어 엎어버렸습니다.

책 뒤의 후반전은 유튜브를 찾아가면서 보시면 더 재밌고요. DVD의 코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이미 봤던 영상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보시면 깨알 같은 재미가 있습니다. 김유라 PD의 전략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유튜버를 꿈꾸는 분들이 보셔도 좋을 것 같고요. 누가 봐도 재밌어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채널예스>의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