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대통령 취임사 중)

 

물거품이 된 개혁정치

조광조는 조선 중종 때의 정치가이다.

그는 반정으로 임금에 오른 중종의 신망과 사림의 지지를 바탕으로 조정에 입조하여 도학 정치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비운의 개혁정치가였다.

연산군 때의 어지럽던 정치를 쇄신해 보겠다는 의지로 중종은 조광조를 비롯한 신진사류인 사림을 높이 등용하였는데 사림 역시 이 기회에 요순시대의 이상정치를 실현해 보겠다며 전통적인 인습과 규제를 혁파하는 등 제도개혁에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반정공신을 제외시키는 위훈삭제를 비롯하여 현량과를 통한 사림개혁세력들의 중용 등 급진적인 개혁에 위기감을 느낀 중종과 반정의 주역들은 결국 사화를 일으켜 그를 귀양 보낸 후 사사하고 마는데 이 사건을 들어 조선의 개혁을 멈추게 했던 기묘사화라고 한다.

연산군의 폭정을 뒤엎은 신하들의 반정에 의해 왕으로 추대된 경험을 가진 중종은 조광조의 급진개혁에 위기감을 느낀 반정 대신들의 동향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또 다시 반정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런 염려가 결국 사화로 번지고 말았는데 사림들의 죄목은 당파를 만들어 자신들을 따르는 사람은 천거하고 그렇지 않은 부류는 배척했으며 서로 연합해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국정을 어지럽혔다는 것이었다.

조광조는 유배 한 달여 만에 유배지에서 사사됨으로써 조광조의 조선개혁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자신들을 일러 촛불혁명으로 만들어진 정권임을 내세우고 있다.

촛불혁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최순실의 국정개입의혹으로 불거진 이른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시작된 민중혁명이었다.

박정권 탄핵을 당한 후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강조했다.

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했다.

그러면서 문정권이 펼쳐가려는 국가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중요한 인물이 조국 서울대 교수였다.

그런 그가 지금 국가개혁의 하나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법무장관으로 지명을 받으면서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다.

언행불일치와 조로남불

내로남불과 같은 말로 조로남불이 있다. 조국이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아냥거림에서 비롯된 말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스스럼 없이 자신이 강남좌파이며 금수저 출신 진보라고 강조하는 그의 장관지명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그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즉, 진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만큼 젊은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가 실지로 속을 들여다보니 전혀 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에 우리는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모교인 서울대를 비롯하여 고려대, 부산대 등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다시 촛불을 켜드는 것도 그동안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박탈감과 허탈함,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위장전입을 했던 장관후보자들을 향해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서민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행위라고 질타했으며 부모의 배경으로 스펙을 쌓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도 똑 같은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으면서도 자신은 도덕적으로 우월하기에 괜찮다고 생각을 했던 것일까?

법무장관후보자 청문회에서 같은 당 출신인 금태섭의원이 그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후보자의 발언을 보면서 그래도 이 세상에는 가치를 지켜가며 사는 분이 있구나. 본보기가 되는 분이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해왔다. 후보자는 학벌이나 출신과 달리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것이 아닙니다.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언행불일치 때문입니다, 저는 후보자가 진심으로 변명없이 젊은 세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힐난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나라, 기회는 평등하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대통령의 개혁정치를 받들어 추진해가야 하는 중요한 인물이라 생각을 하기에 그의 언행 불일치와 위선은 우리를 더욱더 화나고 슬프게 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조 조광조가 이루려했던 개혁과 조국교수가 추구하려는 개혁사이에는 달라도 너무 다른 간극이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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