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

우리 농업·농촌과 농업인은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뒷받침하는데 묵묵히 희생해왔다.

최근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농업 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잃으면 수입관세가 대폭 낮아지고 농업보조금도 축소되기 때문에 농업에 미치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특히 쌀과 같이 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높은 관세(513%)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은 개도국 지위 포기 이후 관세를 대폭 낮춰야 해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게다가 공익형 직불금 개편안이 쌀의 목표가격 설정과 이에 대한 정확한 대안 없이 확정될 경우 우리 농촌의 앞날이 너무나도 암울해 질 것이다.

이처럼 농업·농촌·농협을 둘러싼 여건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이다.

여기에 하나 더 우리 군에는 한빛원전이라는 큰 종양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제 없앨 수도 중지 할 수도 없지만 원전과 관련한 크고 작은 문제점등이 보도 되면서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농산물 유통에 타격을 주고 있다.

친환경 학교급식 납품이 원전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최종심사에서 탈락 되는가하면 고춧가루 판매 납품거절 등 농산물 유통피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을 하나라도 더 팔기위해 전쟁을 치루고 있는 입장에서 고유의 브랜드 개발로 고객을 확보하고 관세하락과 무관세 FTA체결에 대응하여야 함에도 한빛원전으로 인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 한빛 원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까지 우리농협은 원전으로 인한 농산물 판로개척에 많은 피해를 보면서도 원전문제가 메스컴에 거론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더 피해가 온다는 심정에서 더욱 조심스러워 했고 특히나 영광원자력발전소를 한빛원전 으로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이루어진 것을 보면 더욱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고 정부도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 생산으로 차별화를 유도하는 시점에서 최근 무면허 운전과 원자로 열출력 급증사건, 공극 등으로 사회 각계, 각층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제 우리 군민들 조차도 불신의 골이 깊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최근 군지부장, 영광관내 조합장과 함께 우리지역 쌀과 농산물 판촉을 위해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도는 농산물의 육지 의존도가 높고 이미 전국적으로 농산물 판매를 위한 최상의 블루오션이다.

또한, 지난해 전국 하나로마트 매출 실적 1위를 차지한 매장 소재지가 제주이며, 제주시 농협은 마트매출액이 14억씩 판매하며 전국에서 농산물 판매액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런 이유로 농산물 유통업계는 제주도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유통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우리지역 농산물 유통과 판촉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지를 방문한 결과 실망감도 적지 않았다.

매장에 진열된 모든 농산물 포장지 전면에는 생산지 지역명을 내세워 상품들이 진열되었는데 유독 우리군 농산물은 생산지를 전면에 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지역명으로 개발된 브랜드가 한 가지도 없었다.

우리지역 표시가 죄가 되는 듯 하단 구석, 옆면에 표시된 작은 글씨를 보면서 우리가 잘못한 것이 과연 무엇이기에 이렇게 떳떳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고생에 비해 수확이 적더라도 자투리땅이라도 있으면 농작물을 심으려고 하는게 농업인의 마음이다. 우리 농산물 유통 문제를 지금 이대로 방치하고 안주하면 우리 농업에 희망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한빛원전의 안전성과 영광농산물 유통에 대해 영광군과 원전관계자, 군민들께 간곡히 건의 드린다.

안전은 신뢰의 문제다. 현 정부 들어 안전 중시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신뢰의 벽에 난 구멍은 금방 치유하기가 어렵다. 한빛 원전은 투명성, 객관성, 전문성으로 적극 소통해 군민과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안전은 금방 허물어지는 모래성이 된다.

한빛 원전의 안전성문제는 우리군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문제임으로 영광군에서 군민과 국민의 안전을 보장을 위해 책임있는 감독이 요구된다.

한빛원전에서는 선심성 비용지급을 통해 여론을 호도할 생각을 버리고 지역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영광군의 브랜드 피해에 대해 함께하려는 책임의식도 필요하다.

군민들께서는 원전관련 문제가 발생시 외부로의 유출을 최소화하여 한빛 원전으로 인한 영광군 농산물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지 않토록 적극 협조 하고 소통하길 바란다.

더 이상 우리 농업인들의 앞날에 원전으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앞으로 필자는 바라는 것은 농업인 조합원님들께 농협이 있어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나에 꿈이고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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