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한농연영광군연합회장·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올해 벼 작황은 2021년 벼 소비 예측량보다 5만여톤이 부족하단다.

2019년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맞았다. 이에 쌀값의 향배에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쌀농가 수가 지난해 기준 전체 농가의 54.3%에 달하고, 쌀 소득이 농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에 이를 정도로 쌀은 아직도 농가경제를 좌우하는 대표 작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확이 진행되면서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수확기(10~12) 첫 산지 쌀값이 105일자 기준 80한가마당 191912원이었디고 한다. 작년 105일 쌀값 194772원에 견줘 1.5% 낮다. 당초 양곡 전문가들은 올해 벼 작황이 좋지 않아 195000원대 이상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역대 105일자 쌀 가격을 볼때 19만원 이상이었던 경우는 지난해가 유일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보면 올해 가격이 그렇게 낮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볼때 산지 쌀값은 105일자에 높게 형성된 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쌀값이 10월말이나 11월초부터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벼 작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쌀 관측 10월호에서 2019년산 쌀 단수를 10a(300)517~522으로, 생산량을 377~381t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010일 발표한 쌀 관측 속보에서는 단수를 514, 생산량을 3749000t으로 하향조정했다. 태풍 타파미탁으로 인한 피해까지 반영된 결과다. 농경연은 9월 이후 우리나라를 강타한 3개의 태풍으로 전체 벼 재배면적의 4.1%가 쓰러짐(도복) 피해를 본 데다 흑수·백수·수발아 피해까지 감안하면 단수가 지난해보다 2%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산 신곡 수요량을 376~382t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농경연은 올해 5t 내외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산의 경우 수요량이 426t이었지만 공급량은 4214000t으로 5t가량 부족했다. 당시 쌀값은 105138352원에서 115136234원으로 떨어졌다가 125138076원으로 다시 올랐다. 1t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던 2012년에도 쌀값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농식품부가 태풍피해 벼 전량을 사들일 방침인 점을 고려할때 매입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에 공급되는 신곡 물량이 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쌀값이 오를 가능성이 더 있다. 실제로 쌀값에 선행하는 벼값이 40한포대당 5만원대 중반에서 최근 6만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오르고 있는 형편이다..

직불제의 운용이 관심이다. 농가 전체소득이 떨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직불제가 관심이다. ‘05년 수매제 폐지 대신 농가소득은 고정직불로 보전하고, 급격한 쌀값 하락은 변동직불로 보완하도록 양정제도를 개편하였다. 그후 고정직불금은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인상되어 2015년부터 지금까지는 100만원/ha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반면 변동직불급은 지급기준이 되는 목표가격은 쌀값 하락시 농가소득을 기존 수취가격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과거 쌀값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목표가격 변경은 수확기 쌀값 변동을 반영하도록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5년 단위로 재설정하여 목표가격을 선정해 왔다. * 목표가격 : (‘05~'12년산) 170,083/80kg, ('13~'17년산) 188,000/80kg

변동직불금은 고정직불금 대상 농지에 벼를 재배한 농가에 한정하여 수확기 산지쌀값과 목표가격 차액의 85%를 다음연도에 직불금으로 지급하되 기 지급된 고정직불금은 차감하고 지급하도록 법제화 되어있다. * 변동직불금(/80kg) = (목표가격 - 수확기 산지쌀값) × 0.85 고정직불금** 수확기 산지쌀값은 통계청이 10월부터 다음연도 1월까지 4개월간 매 순기별 산지 유통업체의 출하가격을 조사하여 산출한 전국 평균 가격을 적용

그런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도 농업예산은 농식품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업계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예산당국이 농업에 대한 배려와 중요성을 간과한 탓이다. 내년도 농업예산이 사상처음 15조원이 넘게 상정했다고 하나 얼마가 책정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바라기는 쌀목표 가격을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약속한 쌀 목표가격으로 현실화하여 245천원 선으로 상향조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 반면 농민기본소득 개념으로 추진되는 농민수당의 현실적 적용을 위해 직접지불금의 자급 토지 한도를 설정하고 변동직불금으로 책정할 수 있는 예산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보조총액(AMS) 한도인 14900억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전제아래 예산총량(고정직불금+변동직불금+농민수당)에서 계수 조정될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줄 것을 요망한다. 이렇게 양정정책이 재편된다면 대한민국 농민은 이전보다 훨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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