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숙/ 시인

스웨덴의 16세 소녀 툰베리는 지난해 8월 학교에 가지 않고 국회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했다. 지구가 처한 환경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등교거부를 하면서까지 진행된 그녀의 투쟁이 알려지면서 툰베리는 기후운동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런 행동의 영향으로 유럽에서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청소년 기후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 벨기에, 영국, 프랑스의 십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지난여름 폭염이 휩쓴 유럽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바티칸을 찾은 툰베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어느 전임자보다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교황은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한다. 그리고 828일 툰베리는 태양광요트에 몸을 맡기고 유럽을 출발해 미국 뉴욕까지 4800km나 되는 거리를 2주에 걸쳐 대서양을 항해 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어른인 당신들이 미래에 침을 뱉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녀는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한다. 자신들이 도둑맞은 미래를 돌려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지구가 온난화 되었다는 지구온난화란 말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이젠 조금 따뜻해졌다란 인식에서 더욱 뭔가가 크게 달라지는 듯 한 느낌과 마주한다. 이러한 때에 지구반대편에 사는 16세 소녀의 외침은 모든 이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 진짜 위기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땅에서는 가뭄, 사막화, 토지황폐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인류의 건강, 식량체계와 생물에게 이미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한편 2006년 감독 데이비스 구겐하임은 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엘고어 전 미국 부대통령의 환경운동을 담은 내용이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예상 결과를 짚어 나갔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여론의 관심은 적었고 지구온난화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후 10년 동안 불편한 진실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탄소배출량에 비례해 올라가는 지구의 온도, 그에 따라 녹아내리는 빙하와 해수면 상승, 국지성 호우와 홍수, 가뭄과 사막화 폭염과 혹한 등 영화는 고스란히 현실이 되었다.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북극곰과 남태평양 연안 주민들만 피해를 입을까? 이대로라면 뉴욕, 베이징, 런던, 부산에서 치명적인 침수피해를 겪을 수 있다. 빙하는 태양열을 반사하지만 녹은 바닷물은 태양열의 90프로를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에 얼음이 녹으면 녹을수록 온난화는 가속화된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증발량이 많아진다. 태풍이 잦아지고 그 위력도 커지게 된다. 또한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바이러스가 출현이 지구온도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기온상승은 모기, , 진드기, 박쥐 등의 서식지를 변화시킨다. 사람과 접촉하지 않던 질병매개체가 사람과 만나면서 번식이 쉬워졌다.

지난 25년간 인류는 30종의 신종바이러스를 경험했다. 동물 전염병이 발생하면 일정 반경 이내의 같은 종을 모조리 살 처분 한다. 우리가 기르는 닭은 오랜 세월 특별히 알을 잘 낳는 닭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거의 복제 수준이다. 이러한 유전적 환경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침입한다면 감염은 순식간으로 이뤄진다. 돼지나 소, 젖소 또한 마찬가지다.

초강력태풍 하기비스가 일본을 강타했다. 사상자와 피해가 엄청나다. 지난 9월 가을 태풍으로 우리도 몸살을 앓았다.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해 진통을 앓고 있다. 돼지에 한해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동물 및 사람들에게는 전염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염에 걸린 많은 돼지들은 100% 빠른 속도로 살 처분을 해야 한다. 우리 지역 영광도 많은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고 매일 공무원들이 파견된다. 방역소는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북극에 빙하로만 국한되었던 이상기후는 어느새 우리 곁에 너무도 가까이 와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은 OECD국가가운데 1위다. 그럼에도 정부나 기업의 위기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3년 전 호주의 데어빈에서 처음으로 기후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는 18개 국가 960여개 지방정부로 확산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앙정부는 물론 어떤 지자체도 기후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다. 영국 기후행동추적은 위기환경대응에 미흡한 한국을 기후악당국가로 지목 했다. 이런 중대한 사안을 무조건 미래세대의 몫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지구 환경위기는 우리 모두가 무한책임을 갖고 대응해야할 시급한 일이다. 기성세대도 많은 관심을 갖고 그 대안을 찾아보자. 작지만 전기차를 이용하고 재생에너지를 찾고 채식을 권장하자. 누군가가 대신 해줄 일이 아니다. 위기의 지구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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