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시인

개인이거나 단체이거나 저마다의 홍보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현수막 문화가 우리들 생활 깊숙히 스며들어 있다.

현수막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하고자 하는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축하, 영업 홍보, 항의의 표시, 정보 제공. ..

현수막의 그런 홀용도가 높아지면서 거리나 도시 미관을 헤치는 등 폐해가 빈번하게 발생되자 급기야는 현수막 게첨에 관한 법률적 제제가 시행되고, 현수막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연구까지 진행되었다.

''한국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 왔으며 2003년 공공디자인의 등장으로 한국의 질적 수준은 향상 되어왔으나 가로환경 에서의 정보매체 특히나 현수막은 전 세계에 유례없이 무질서하게 가로에 가득하다. 사인과 광고물들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해줄 뿐만 아니라, 그 형태와 색채의 조화를 통해 그 나라 또는 도시의 문화 수준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된다. 시민들에게 정보제공 역할을 하던 과거의 현수막은 무질서의 대명사였으며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비교적 질서정연한 현수막게시대로 발전하였으나 사용주체가 되는 현수막은 원색의 디자인과 과격하고 선정적인 문구사용으로 인해 도시경관을 저해하고 있는 요소임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담장을 허물고 열린 도시공간의 소통을 실천하고 있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되지 않는 정보매체로 가로의 요소마다 넓은 판형의 현수막 게시대는 도시의 경관을 가로막고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의 가로한경에서 정보게시판[현수막게시대]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도를 중심으로 가로환경에서의 현수막게시대와 무질서한 불법현수막의 게시실태를 조사하고 전문가 집단과 비전문가 집단의 직접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비전문가집단 및 전문가집단간의 인식차이를 살펴보기 위하여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정보게시판[현수막게시대]에 대하여 선진국들의 정보매체방식을 연구하여 한국의 현수막게시대를 개선하고 효과적 활용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보다 체계적이며 효과적으로 개선된 정보게시대가 요구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수막게시대는 시급히 다양한 분야에서의 다각적인 후속 연구를 통하여 도시의 경관을 저해하지 않은 요소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인용구는 한국 기초 조형학회가 실시한 ''가로 환경에서의 정보 게시판 (현수막 게시대) 개선 필요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다.

보고서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수막은 누구나가 가장 쉬운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달 매체로이지만 도시 미관이나 거리 질서의 유해환경으로 작용되기도 하며 일반 매체와 다른 특징으로써 그 대상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나 단체가 지역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는 현수막만큼 편리한 것이 없다.

조직 내에서 있을 수 있는 이견이나 반론. 각론들이 현수막을 통해서는 한목소리로 완벽하게 통일되는 장점이 있고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현수막이다.

거리 질서 확립이나 도시 미관의 저해요인은 법과 제도를 통해 개선해 나갈 수 있겠지만

천차만별의 내용들로 내걸리는 현수막들의 문구를 보고자 하는 의지와 상관 없이 읽어보면서 때론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는 어쩔 도리가 없다.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임의단체나 법인단체의 임원이 선거에 당선되었다는 축하 문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마을 이장 반장 부녀회장 당선까지 현수막을 내걸고 축하를 해야 하는지?

심지어는 승진 축하나 퇴직 기념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축하 받는 대상은 있는데 축하를 해주는 주체가 없는 유령 현수막들도 종종 내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알고보니 축하 받는 당사자가 자비를 들여서 걸었다는 후문도 있었다.

제아무리 자기 괴시욕이 앞섰다지만 이는 좀 과하지 않은가.

어떤 내용이든 다수에게 전달 하고자 하는 다양한 메시지들은 분명한 외침이 되어 거리를 장식하고 있지만 그 외침이나 알리고자 하는 정보가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어떻게 전달되어질지 새겨볼 일이다.

정보 전달이나 자기의사 표현의 내용이라 할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그 현수막을 내 건 주체나 대상자의 인격을 오히려 망가뜨리는 일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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