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철/ 굴비골농협 조합장

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절기상 소설이 지나고,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을 거닐다 보면 올 한해 여러번의 태풍에도 질긴 생명력을 보였던 쌀과 그 쌀을 지키기 위해 무척이나 애썼던 농민들의 노고와 마주하게 된다.

2019년 농사로는 농업인 모두가 고된 한해로 기억될 듯 싶다.

세번의 태풍과 잦은 비바람으로 우리 농촌 들녘의 농산물은 도복과 병충해의 여파로 농민들의 마음은 항상 근심과 걱정거리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지난 1025일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게 되었고 농업에 대한 특별한 대책없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F) 협상 타결을 이루어 농관련단체등 농업계가 즉각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며 철회를 요구했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해의 수고를 위로 받고 수확의 기쁨으로 뿌듯해야 할 우리 농민들의 가슴은 시름으로 깊은 응어리가 대신하고 있다.

농업을 단순히 비용과 효율을 저울질 하는 경제의 논리로만 따진다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곳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는 합리적이다 할 것이다.

그러나 농업은 국민의 생명 그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산업 즉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가지고 있어 경제성의 논리로 재단할 수 없다.

개도국 지위포기와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농촌경제에 희망을 주는 정부의 농업정책 대전환을 촉구하는 바이다.

지난 1111일은 1996년에 법정 기념일로 제정한 농업인의 날로 애석하게도 우리 청소년들은 빼빼로 데이는 알아도 농업인의 날임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1111일을 한자로 쓰면 +-+-일이 된다.

여기서 +자와 를 합하면 (흙토)가 돼 흙이 두 번 겹치는 일이 된다.

농민은 흙을 벗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이런 의미 있는 농업인의 날에 빼빼로 데이만 챙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상업적인 마케팅에 다시 한 번 농업인들은 서럽게 눈물을 흘려야만 하는 실정이다.

UR협상 타결을 전후하여 농관련 몇몇 박사팀이 우리나라 논() 농업의 다원적 공익기능을 계측하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쌀의 경우 다원적 공익 기능은 홍수방지 효과, 수질정화 및 지하수 공급효과, 이산화탄소 흡수 및 산소배출효과만을 계량화 하더라도 최소 30조원에서 70조원으로 계측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계량화 하기 어려운 문화와 전통의 보존가치, 농촌지역사회 발전 및 경관의 가치, 식량안전 및 안보효과 등을 계상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치는 그 이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농업군 영광군의 2019년도 농정업무 종합평가 대상을 먼저 진슴으로 축하드리며, 농업인들을 위해 무척 애쓰시는 영광군이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농업인들의 농업경영 안정을 위해 도입하는 주요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도, ·답 농작물 재해보험 지자체지원 확대, 농어민 공익수당제 도입등 각종 보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쌀 농업 중심에서 탈피하고자 품목 다변화와 농산물 가공·유통활성화 추진등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 및 농식품 가공업체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요즘 정부 공공 비축미 수매현장을 다니다 보면 우리 농업인들의 한숨 짖는 소리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잦은 비와 태풍으로 품질저하와 수확량 감소 등으로 웃음 짖는 미소를 찾아보기 어렵다.

언제나 쌀값 걱정보다 넉넉함을 이야기 할 수 있고 생명력 넘치는 농촌을 볼 수 있을까?

이런 소망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간절히 소망을 우리 농업인과 함께 공유하고 나누어야 한다.

2020년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준비해야하며, 희망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음을 농업인과 농관련단체, 지방자체단체의 상호 동반자적 파트너쉽을 구축하여 어려운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이 넘치는 우리농업의 밝은 미래를 밝혀 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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