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2020년 농업계 정부예산이 당초 정부안보다 2000억 증액된 157743억원이 책정되었다. 2019년 보다 7.6% 늘어났다지만 여전히 국가 전체예산의 3.1%에 그쳐 찬밥 신세를 못 면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정부 예산안 편성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WTO 개도국 특혜 미주장 결정 등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 반영이 필요한 예산은 대폭 확대하고, 재해대책비 등 예비비성 사업, 연례적 집행 부진사업 등은 일부 감액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농어업 정책은 농어민의 정직함과 숭고함에 대답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지속가능한 농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혁신과 성장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농정의 틀을 과감히 전환하는 것을 농정의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농업에 대한 현실작인 위협은 나낭이 늘어가지만 이에 대한 땜징처방만 있을 뿐 근본적인 처방은 한참 멀어 보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상고온과 3개나 되는 태풍이 온 들녘을 강타했다. 이런 와중에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불가항력적 자연재해가 온 나라를 얼어붙게 했다. 농업이 자연과는 끊을 수 없는 인과관계를 맺고 있는 직업이간 하지만 이런 직간접적인 위협을 농민에게만 알아서 하라고 떠 넘기는 것은 공의적 측면이나 국가의 근간을 생각할 때 바른 방향은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결국 일상적이고 일시적인 대책만으로는 국가의 농업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농업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 오늘 우리가 이룩한 눈부신 산업 발전은 농어촌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인식이 먼저 보편화되고 일정 정도의 책임과 의무를 함께 지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농업의 미래를 함께 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말로만이 아닌 고통분담을 기꺼이 함께 하겠다는 솔선수범이 사회지도층이나 기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농업의 공공재!! 결국 이것이 농업의 종착점이다.

지난 1212일 문제인 정부는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 구현 살고 싶은 농어촌 만들기 농수산물 수급관리와 가격시스템 선진화 더 신명 나고, 더 스마트한 농어업 추진 푸드플랜을 통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 등 농정 전환을 위한 5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농어민과 농어촌 주민은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가와 시민사회는 농산물의 가격보장과 농어업·농어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지불한다는 사회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소비자와 생산자가 다같이 공유해야할 전제 아래 제시된 정책 방향이다. 큰 그림은 이렇게 그려져 가고 있다. 이런 그림의 완성이 있을 때까지 어떻게 참고 견디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면에서 내년도 예산 중 유의미하게 살펴볼 부분이 공익형 직불제 관련 예산이다. 이 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2000억 늘어난 24000억원으로 확정됐다. 그동안 농민단체가 요구하고 당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의결한 3조원보다는 6000억원 낮은 금액이다. 이 공익형 직불제는 쌀 고정·밭농업·조건불리·친환경·경관보전 등 현행 5개의 직불제 사업을 '공익기능 증진 직불'로 통합·편성하는 내용이다. 변동직불제를 없애고 공익형직불로 정책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큰틀에서 동의하지만 공익이란 단어에 걸맞는 보상책이 미미한 상태에선 도리어 소득만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농업에 대한 공익의 범위 확대와 공익항목 개발등 농업이 공공재라는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맞는 보상적 지원이 함께 병행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요망한다.

2020년도 여전히 농업계에겐 시련과 도전이 있을 것이다. 인간의 능력 밖의 일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 환난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은 살아 움직이리라. 그 역경을 희망의 기회로 삼느냐 아니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우리 영광 농업인에게는 희망의 길만 있길 기원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함께 가는 동지가 있고 이웃이 있고 가족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오라!! 우리가 희망을 노래하리라~~!!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