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훈/ 별난농부들 대표

우리가 대화중에 흔히 사용하는 기득권이란 대체 무엇일까? 백과사전에는 특정한 개인(또는 법인)이나 국가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이미 차지한 권리. 역사적으로 이 개념의 기원은 오래된 것이며, 자연법학자는 기득권에 대한 국가권력의 불가침성을 주장하고, 사유재산보호의 확립에 힘썼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의미에서의 기득권의 개념은 부정되고 있으며, 기득권의 불가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이미 획득한 이익은 될 수 있는 한 존중될 필요성이 있으므로, 그러한 의미에서의 기득권 보호는 인정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득권 [vested rights, 旣得權] (두산백과)

우리가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기득권이라는 단어는 사실 한 개인이나 국가가 오랜 시간 정당한 절차를 밟아 쌓아올린 정당한 권리이다. 그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얼마나 노력 했는지 우리가 안다면 그들이 만들어낸 기득권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기득권을 욕하는 사람들도 지금 이 순간 자기만의 기득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기득권을 만들어냈던 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이 사용되었거나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면 그 권리를 인정해서도 받아서도 안 될 것이다. 오래전 지역의 노선배와 기득권이란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분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들은 내가 나이를 먹었다고, 그 자리에 오래 있었다는 이유로 물러나라고 하는데, 난 그럴 생각이 없다. 나는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없이 싸웠고, 넘어졌고, 좌절했었다. 하지만, 난 계속해서 도전했고 결국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기득권은 양보 받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

임영민의원부터 박연숙의원까지 일곱 분의 영광군 군의원들과 톡까놓고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이 살아왔던 삶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는 점과 대부분 의원들이 2-3번의 낙선 끝에 군의원으로 당선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낙선할 때마다 가세(家勢)는 휘청거렸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계속해서 도전했고 결국 이겨냈다. 그런 과정을 2-3번 이겨냈다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군민들에게 선택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기득권을 차지하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걸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득권이 마냥 기성세대의 전유물은 아니다. 지금의 젊은 청년들은 기성세대인 부모 덕분에 어릴 때부터 많이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덕분에 기성세대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빠르게 받아드리면서 본인들이 새로운 기득권이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졌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IT분야이다. 농업도 드론과 일인방송 등 농촌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젊은 청년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고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새로 진입하려는 세대들에게 기득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듯 기득권은 자기의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 된 자연스런 결과물인 것이다.

따라서 기득권은 존경받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8선의 강필구의원이 군의장이 되고, 5선의 장기소의원이 부의장이 된 것을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들은 오랜 기간 선거라는 치열한 경쟁에서 군민들의 선택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과정과 결과가 공정하다면 기득권은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가 스포츠에서 챔피언을 존경하는 이유는 강력한 도전자를 이기고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다. 만약 챔피언이 도전을 피한다면 어떻게 될까? 팬들은 존경이 아닌 야유를 퍼부을 것이고, 조만간 그 챔피언 밸트는 반환당하고 만다. 건강한 사회는 기득권이라고 무조건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당당하게 그 권리를 드러내고 새로운 도전자와 끊임없이 경쟁하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사회는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젊은 청년들에게 말합니다. 본인이 기득권이 되고 싶다면, 기득권과 타협하지 말고 넘어지더라도 당당히 도전해 이겨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넘어지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비축해 다시 싸우길 바랍니다. 기성세대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더 큰 성장을 위해 후배들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영광군 발전을 위해 싸움에 졌던 후배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그 여지를 남겨주시고 언제든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에서 공정하게 싸워주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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