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찾아온 이른 설을 맞아 명절대목 준비에 분주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설 차례상차림 전통시장이 더 저렴해요

터미널시장·굴비골시장 설맞이 준비 한창

예년보다 이른 설로 상인도 손님도 설 준비를 일찍 시작한다. 보통 2월이었던 설 명절이 올해는 좀 더 이른 1월에 있다 보니 명절준비도 바빠졌다. 코앞으로 다가온 설대목 준비에 한창일 우리 지역의 두 전통시장을 찾았다.

평소보다 분주한 분위기 속에서 영광터미널시장은 찬바람을 이겨내며 손님을 기다린다. 상인들은 채소·생선 등을 다듬기도 하고 매대에 진열한 식재료를 정돈한다. 상품에 관심을 가진 손님들께는 열정적으로 나서서 권한다. 꾸준히 방문해주는 단골과 반가운 안부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발디딜틈 없이 북적이던 시장통이 그립다. 시장에 자리 잡은 지 기본 3,40년은 훌쩍 넘은 상인들에게 예전만 못한 시장풍경이 걱정스럽다. 경제 사정도 좋지 않은데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이른 설 명절 탓에 목돈 들어가는 시기가 겹쳐 손님들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

터미널시장 용진상회 오곡례(75) 대표는 “30년 넘도록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건 처음이라 걱정이다옛날엔 3,4명은 가게를 지켜도 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빴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참여해 장바구니를 수산물로 무겁게 채운 문화관광과 신재순 씨는 시장이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다며 미소다. 산낙지, 새우, 간재미, 생굴구매한 생선들을 하나씩 꼽으며 특히 생선은 시장이 종류도 다양하고 살아서 움직일 정도로 싱싱하다고 전했다.

한편, 굴비골영광시장에서도 지난 21일 장보기 행사가 열렸다. 일부 상인들은 시장을 찾아준 공무원들에게 오디즙을 따뜻하게 데워 하나씩 전달하며 감사를 전했다. 생뚱맞은(?) 시장인심에 지나가던 손님, 공무원 가릴 것 없이 훈훈한 오디즙으로 온정을 나누었다.

23세 때부터 40년 넘게 매일시장을 지켜온 영진청과·식품 정영민(64) 대표에게 명절 대목장은 돈을 세지도, 받지도 못할 정도로 바쁜 날이었다. 봉지에 채소를 한 움큼 더 챙겨 손님께 쥐어주는 정 씨는 작년보다 경기도 안 좋고 설도 일찍 와서 힘들지만, 종종 찾아주시는 동네 주민과 교통이 불편해도 꼭 우리 가게만 찾는 단골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창 때는 우리 가게 굴비를 사러 묘량, 대산, 전북에서도 찾아왔다고 말하는 나도굴비 정태미(61) 대표. “요즘엔 택배주문이 많기도 하고 시장 방문하는 손님이 줄어 재고 걱정에 물건을 많이 내놓을 수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명절상차림 간소화 추세, 힘든 경제 사정, 대형마트, 택배주문 증가, 이른 설 등 이리저리 치여 위축된 전통시장. 시장 상인들에게 손님들의 발길이 어느 때보다 그립다. 이번 설 연휴엔 정이 넘치고 인심은 더 넘치는 전통시장 나들이는 어떨까.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