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진료 위해 직접 요가 배운 한의사
박기현(30) 영광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영광군보건소에서 지역주민 건강을 위해 힘쓰는 공중보건한의사의 취미는 요가다. 요가에 푹 빠진 그 사연을 들어봤다.

진료를 받고 좋아지신 환자분들 볼 때가 가장 행복하고 보람찹니다.”

영광과 인연을 맺은 박기현(30) 공중보건한의사는 보건소를 방문하신 어르신들의 건강지킴이이자 말동무로 맹활약 중이다.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나 전라북도 원광대 한의과를 졸업하고 공중보건한의사로 발령받아 영광에 왔다. 백수에서 1년차, 묘량에서 2년차를 보내고 현재 영광군보건소에서 3년차로 재직 중이다.

과거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될 때 어머니 단골 한의원에서 진료 받고 좋아진 경험을 통해 아픈 사람을 고친다는 건 행복한 일이란 걸 깨닫고 한의사의 꿈을 키웠다. 백수읍보건지소에서 한의사로서 정식으로 첫 환자를 진료한 이후 많은 경험을 쌓았다. 처음엔 실수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진찰하느라 한 분 한 분 진료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다. 지금은 보건소 내원환자들을 능숙하게 진료하고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적극 임하고 있어 환자들과 지역주민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인상도 좋으시고 침도 잘 놔. 저 양반이 침주고 많이 좋아졌는데 딴 지역으로 갈까 걱정이야.” 다리가 저려 보건소를 자주 찾는 조충일(79) 어르신은 발에 침을 맞으면서도 박기현 한의사는 참 좋은 의사라고 몇 번이고 되뇐다.

오전엔 보건소 진료를, 오후엔 영광읍을 제외한 10개 읍면으로 출장을 간다. 거동이 불편해 방문 진료가 필요하신 분들께 직접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주기적으로 경로당에 방문해 건강상담을 한다. 이렇게 의료취약지역 주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보건소 소속 의사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이자 의료취약지역인 영광군의 특성상 만성질환 관리 및 노인환자들의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직접 요가를 배우며 진료에 응용하기도 하고 환자들에게 요가를 추천하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자세를 알려주기도 한다.

근무시간 이후에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다가 영광에서 유명한 요가원을 접하며 요가를 배운 게 계기가 됐다. 한의학과 요가는 몸과 마음의 연결과 조화를 중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의학에서 환자의 몸상태, 맥상태에 따라 진료를 하는 것처럼 요가도 개개인에 맞게 조절하는 동작이 필요하다. 한의학의 추나요법과 도인운동법은 요가와 접목되는 부분이 많다. 세월에 지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명상으로 마음을 단련하는 데는 요가가 효과적이다.

보건소는 일반병원보다 환자 한 분 한 분께 진찰시간과 상담시간을 길게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환자분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진료를 하다 보니 어르신들을 이해하게 됐다. ‘빨리빨리행동하고 목표지향적이던 자신이 어느새 느긋해지고 건강을 제일 우선시하게 됐다.

큰 병원이 멀리 있다 보니 간혹 보건소에 응급환자들이 찾아와 응급처치를 했던 일도 있다. 한의사로서는 일반적으로 겪을 수 없는 경험이다. 가끔 길가다 원장님 안녕하세요하고 알아보시거나, 이맘때쯤 수박을 가져다주신 적도 있고 생전 처음 먹어보는 청란을 받기도 했다.

가족같이 대해주신 영광 분들과 초보 한의사인데도 흔쾌히 진료를 받아주신 어르신들께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에요.”

한의사로서 첫 시작을 한 영광군은 진료의 고향이다. 남은 복무기간도 성실하게 임하며 영광에서 쌓은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 훌륭한 한의사로 성장해나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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