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카메라·음향기기… 골동품 천국
커다란 카메라가 내 손안에 들어오기까지의 여정

영광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데 이바지해온 우리삶문화옥당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 관해 설명 중인 신성해 관장.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시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고민이 쌓인다. 갑갑한 집을 벗어나 시원한 해변이나 계곡으로 떠나고 싶은데 막상 여행 계획을 세우려니 찝찝하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 접촉이 적은 여행지를 찾아 나 홀로, 또는 커플, 가족끼리 소규모로 떠나는 여행이 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비대면 관광지 100을 소개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앞으로 비대면 여행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나 역사문화탐방, 시골체험 등을 발굴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백수해안도로의 아름다운 풍경을 달리다 보면 우리삶문화옥당박물관(이하 옥당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폐교된 백수북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서 2007년 개관한 옥당박물관은 지난 역사와 선조의 삶을 간직하고 있다. 영광은 백제 최초로 불교를 전파한 지역이자 한국 토착종교인 원불교가 탄생한 곳이다. 그 역사 속에서 꽃피운 종교문화와 더불어 영광을 빛낸 인물들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특히, 얼마 전부터 10년 만에 전시공간을 새로 꾸며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의 인송 구영웅 사진작가로부터 400여점의 카메라·음향장비를 기증받았다. 무려 1920년대부터 현대까지의 다양한 장비들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어 카메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제품의 자세한 정보는 모르고 그저 수집하는 게 좋아서 하나둘 모았던 구 작가의 수집품들이 박물관에서 전문가의 손을 거치자 역사를 간직한 유물이 됐다. 놀랍게도 기증품들은 세월의 흔적으로 겉이 낡긴 했지만 모두 제대로 작동하는 상태다.

아이들이 유물을 통해 아빠 시대를 알 수 있고 엄마가 어떻게 살았는지 들어볼 수 있는,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박물관의 역할이에요.” 박물관에서 유물들을 보고 들으며 아이들은 이 물건을 사용하던 그때 당시의 모습은 어땠을지 상상해본다. ‘우리 집에도 비슷한 거 있어요라며 옛날에 할머니·할아버지가 쓰던 물건들, 부모님이 쓰던 카메라를 떠올리며 과거를 소환한다. 주변의 사소한 물건이라도 나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역사를 거쳐왔는지 지금 세대와 옛 세대가 소통하며 유물의 가치와 역할을 알게 된다. 신성해 관장은 박물관은 이런 교육과 체험을 통해 군민 민도를 자연히 끌어올리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소중하다 느낄 때 자부심을 갖게 되죠.” 영광에서 발굴한 유물들의 특징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직접 발굴해보는 체험을 통해 얻은 특별함이 영광에 자부심을 갖게 한다.

한편, 코로나19로 잠시 휴관 중인 옥당박물관은 21일부터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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