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좋다는 ‘마’가 주렁주렁 열렸네
위장건강·노화예방·원기회복 등 효과만점

산에서 나는 장어로 불릴 만큼 효능이 좋은 식재료로 알려진 가 넝쿨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는 군서의 열매마 농장을 찾았다.

군서 매산리 한 마을에는 조금 독특한 밭이 있다. 하우스 뼈대를 지지대 삼아 무성하게 자란 넝쿨식물들이 길게 터널을 이뤘다. 콩을 저렇게 키우는 건가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수상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바로 다름아닌 . 땅속에서 캐는 일반마와는 달리 공중에서 자라는 열매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마의 모습과는 다른 이색적인 외모 탓에 별명도 많은 작물이다. 공중에서 자란다며 하늘마’, 모양새가 우주선 같다며 우주마이 밖에도 공중감자, 넝쿨마, 줄기마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실제로 보면 희한하게 생긴 열매가 줄기에 매달려 있는 것도 신기한데, 잘 익은 것들을 따놓고 보니 정말 돌덩어리를 모아놓은 것 같다.

천년지기 열매마 농장 이정희 대표
천년지기 열매마 농장 이정희 대표

약 안 하는 농작물 찾으려고 찾다 보니 찾은 게 열매마죠.” 군서면 매산리에 위치한 천년지기 열매마 농장이정희 대표는 10년 넘게 방치된 땅에 열매마를 심었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작년에 고향인 영광에 귀농을 준비하며 열매마를 알게 됐다. 농사라곤 해본 적도 없는 그는 무턱대고 열매마를 심고 혼자 공부해가며 농사에 도전했다. 초보농사꾼이 첫 농사를 열매마라는 특수작물로 도전한 것이다.

처음엔 다들 미친 짓 한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는 30년 농사지은 사람도 못 해본 걸 네가 했다며 놀라요.” 초등학교 동창들이 큰 힘이 됐다. 작년에 첫 수확한 열매마들은 동창들에게 팔았다. 첫 농사를 경험삼아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여서 올해는 밭을 더 늘렸다.

초보 귀농인에게 열매마 농사는 인터넷에 알려진 것만큼 쉽지는 않았다. 열매마가 병충해에 강하다지만 벌레도 모이고 잡초도 수시로 뽑아주며 관리해야 한다. 특히, 줄기의 마디에서 자라는 만큼 수확시기를 놓치면 모양이 틀어지고 줄기가 과실을 파고들어 버린다.

넝쿨이 타고 올라갈 하우스 뼈대도 직접 세웠다. 처음엔 대나무를 베어다가 만들었는데 몇 개월만에 무너져버려 파이프로 다시 세우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길러낸 열매마는 유독 튼실하고 윤기가 흐른다.

갓 수확한 열매마는 배송 도중 상처나지 않도록 과일망에 곱게 싸서 포장한다. 
갓 수확한 열매마는 배송 도중 상처나지 않도록 과일망에 곱게 싸서 포장한다. 

열매마는 열매처럼 공중에 매달려 자라기 때문에 병충해가 적어 농약 없이도 잘 자란다. 농약성분이 표면에 없어 물에 헹궈서 껍질째 그대로 먹어도 좋다. 오히려 껍질 속 영양까지 챙길 수 있어서 더 좋다. 열매마의 주성분은 일반 마와 거의 동일하지만 그중에서 칼슘 성분이 일반 마보다 최대 3배가 높다. ‘산에선 나는 장어라고도 불리는 열매마는 원기를 보충하고 신장을 튼튼하게 하며 체내 혈관 내벽에서 산화질소를 생성 촉진 시켜 혈관을 확장 시키는 등 그 효능이 10여 가지가 넘는다. 또한, 마 특유의 미끈거리는 뮤신 성분은 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열매마는 내 인생을 바꿔놓은 것이에요. 아직은 큰 소득이 없지만 내 인생에 큰 힘을 실어줬어요.” 농사도 농사지만 제일 어려운 건 역시 홍보와 판매다. 지금은 입소문과 SNS를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열매마라는 작물을 널리 알려서 지역 대표 특산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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