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앞두고 작품 감상 ‘하원미술관’ 개관

기암절벽과 탁 트인 서해바다가 절경을 이루는 백수 해안도로에 하원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개관기념 첫 전시를 기획한 곽일순 사진가와 백미정 화가의 모습.

 

영광 문화예술 품격 드높일 거점 될 것

지나치기 쉬운 자리인데 와보면 돌아가기 싫은 곳, 계속 머물러 있고 싶은 공간입니다.”

구불구불 백수 해안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바다가 보일 듯 말 듯 애를 태우다 어느 순간 눈 앞이 탁 트일 때가 있다. 보기만 해도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듯한 풍경을 그냥 지나치긴 아쉬워 잠시 차를 멈추고 사진에 담아본다. 이렇게 바닷가 마을 풍경에 푹 빠져 있다간 놓칠 수 있는 길목에 미술관이 생겼다. 앞으로 백수 해안도로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할 명소가 될 이곳, 바로 하원미술관이다.

지난 16일 백수 해안도로에 하원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영광군은 첫 미술관을 품에 안게 됐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처럼 공연 콘텐츠를 수용하는 공연장에 비해 전시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백수 하원미술관의 개관으로 이런 아쉬움이 해소되면서 지역 예술가들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원미술관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드라이브코스인 백수 해안도로 중턱에 자리 잡아 관광에 문화예술을 더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지역민과 외부 관광객들의 발길을 동시에 붙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기며 앞으로 미술관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층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조금은 어둑한 공간 속에서 작품들이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 속에서 작품들이 툭 튀어나온 것처럼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술관 개관을 기념하며 첫 전시에 나선 지역의 중견작가 곽일순 사진가와 백미정 화가의 작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 곳을 수십장 촬영해 하나의 사진으로 겹치는 사진기법을 써서 마치 수채화 작품처럼 느껴지는 사진들, 한 점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흑백 사진들이 인상 깊다.

영광예술위원회 산하 15개 단체 중 11개 단체가 시각예술을 하는 팀이다. 1년에 한 번씩 전시를 하는데 전시 콘텐츠를 위한 전문적인 장소가 딱히 없어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미술관을 관장하고 있는 곽일순 사진가는 하원미술관은 앞으로 문화예술 단체들을 위해 공간을 무상대여하며 지역예술가들이 마음 편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에요라며 이런 목적을 가지고 영광의 문화예술을 외지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하원미술관을 만든 거죠라고 덧붙였다.

백미정 화가는 예술 활동하는 사람들 서로 소통하고 여러 분야에서 감각을 기르면서 작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 것에 감사해요라며 앞으로 영광 문화예술을 선도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지역민과 외부인 모두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멋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3층에 오르면 자연이 그린 또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이 눈앞에 있다. 커피와 차를 마시며 예술가와 관람객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다. 창밖으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이 공간에서 직접 내려주는 드립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집에 돌아가기가 싫어질지 모른다.

하원미술관 관람료는 5천원이며 3층 휴게공간에서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관람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7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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