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생산 시고르자브종 9마리 또 분양합니다”
대마산단 내 e모빌리티연구센터에서 귀여운 강아지들에게 애정을 헌납할 주인을 급구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도현 팀장과 신현택 연구원의 모습.
대마산단이 개판(?) 된 사연은?
대마산단 내 e모빌리티연구센터에서 태어난 새끼 강아지 9마리가 새 가족을 찾고 있다. 두세 달 전, 두 어미견이 비슷한 시기에 각각 4마리, 5마리씩 새끼를 낳은 것이다. 순식간에 아홉 식구가 늘면서 센터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강아지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분양을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미래기술의 중심 대마산단 연구센터에 강아지들이 전기차마냥 생산(?)되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
누렇고 까맣고, 얼굴에 얼룩이 물든 강아지 5마리가 토실토실한 짧은 다리로 뽈뽈거리며 뛰논다. 2년 전쯤 유기견 보호소에서 새끼 때 분양해 온 ‘모아나’가 어느덧 다 자라 낳은 강아지들이다. 이번만 해도 벌써 세 번째 출산이다. 첫 번째는 초산으로 인해 새끼를 모두 잃었고, 두 번째에는 6마리를 낳아 그때도 공개 분양했다.
또 다른 강아지 가족들은 어미부터 새끼들까지 온통 깜장이들이다. 뚱한 표정을 짓고 추운 날씨에 형제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낮잠을 즐기고 있다. 깜장이 4마리의 엄마개는 산단 내 다른 업체에서 키우던 강아지로 추정된다. 드문드문 놀러오더니 살만했는지 아예 자리를 잡고는 새끼까지 낳았다. “아빠개로 추측하는 요주의 수컷들이 있기는 한데, 새끼들 털색보고 짐작할 뿐 아무도 몰라요.”
아빠개의 정체에 대해선 센터에서도 알 길이 없다. 유전자검사를 할 수도 없고 그저 태어난 새끼들이 털색 비율을 보고 대충 추측할 뿐이다. 연구원들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벌써부터 아주 훌륭한 견성을 자랑하지만 아빠개를 알 수 없는 관계로 반만(?) 보장한다.
“저녁식사 메뉴도 전부 강아지들에게 맞춰서 먹어요.” 센터 직원들의 생활은 강아지에 맞춰져 있다. 식사도 강아지들이 먹을 것을 생각해 족발이나 쪽갈비처럼 뼈가 있는 음식을 넉넉하게 주문해서 먹는다. 갈빗대를 일부러 깨끗이 발라 먹지 않고 살을 살짝 남기는 것도 버릇이 됐다. ‘왜 강아지들 꺼 먹냐’ ‘개 줄라고 시킨 건데 왜 너가 먹냐’라는 농담도 입에 붙었다.
센터의 강아지들은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는 직원들이 직접 돌보고 있다. 숫자가 하나, 둘 늘다보니 사료 값만 10만원이 넘어간다. 모두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출산을 겪은 어미개들의 건강을 위해 삼계탕으로 20마리는 사다 먹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새끼들도 아주 건강하고 토실토실하다. 이렇게 잘 먹이다보니 마을 개들 사이에서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나 보다. 이 동네 개라는 개는 한 번씩은 들렀다가는 명소가 따로 없다. e모빌리티연구센터가 아니라 유기견사육센터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다. 산단 주변에 준방치된 떠돌이 개들이 계속해서 늘어가니 귀여운 강아지들이 더 이상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책임질 수 없는 개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태어나고서 잘 클 수 있게 정성껏 먹이고 보살피긴 했지만 마릿수가 있다보니 한 마리 한 마리 신경 써주지 못했어요. 좋은 주인 만나서 행복했으면 해요.”
분양문의는 e모빌리티연구센터 061) 350-3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