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읍 대전리 코른네쓰(34) 씨가 가천문화재단에서 주관한 제22회 심청효행대상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뇌전증 남편 내조, 시어머니 봉양, 세 자녀 양육
“나 힘든 건 놔두고 지금보다 우리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애들도 안 아프고 엄마도 건강하고 신랑도 건강하고… 아무 걱정없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세 아이를 키우며 13년간 지병이 있는 남편과 거동이 불편하신 시모를 극진히 모셨다. 지병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힘든 남편대신 평일에는 방앗간에서 주말에는 카페에서 일하며 일과 가정을 챙기는 등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왔다.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자기 몸은 제쳐두고서 그저 가족들, 아이들 건강이 우선이다.
가천문화재단에서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2회 심청효행대상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코른네쓰(34) 씨가 바로 잔잔한 감동의 주인공이다.
2007년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코른네쓰(34) 씨는 어릴 때부터 부모를 도와 농사며 낚시며 집안 생계를 도왔다. 가족 중에서도 일을 제일 잘해서 집안 살림보다 일만 했다. 밥을 하면 반은 설익고 반은 태워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일은 참 잘하는데 집안일을 못 해서 시집올 때 고향집에서도 ‘한국 가서 밥을 못 한다고 시어머니한테 쫓겨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착실하고 변함이 없어. 항시 보면 그대로야. 이런 애 없어. 착하고 정직하고 일도 참 잘해.”
방앗간에서 야무진 손길로 능숙하게 기계를 돌리며 김장 속재료를 갈고 있는 코른네쓰 씨를 보며 이웃어르신의 칭찬이 쏟아진다.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동네 사람들도 그를 예뻐한다. “얼마예요?” 김장재료를 챙긴 손님이 묻자 “7만원” 아주 자연스럽게 가격을 10배 뻥튀기하는 농담 실력이 한국사람 못지않다.
최근 그에게 걱정이 늘었다. 전부터 허리가 안 좋으셨던 시어머니는 다 낫기도 전에 며칠 전 손주 먹이겠다고 계란을 사들고 오시다가 문에 걸려 넘어지셨다.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며 돈 들어갈 일뿐이라며 몸져누워계신다. 하루에만 3번이나 쓰러져 16일 동안 입원해야 했던 남편의 건강도 염려스럽다.
자녀는 딸 둘에 아들 하나다. 큰딸은 6학년, 작은딸은 3학년, 아들은 2학년이며 집 근처 백수서초등학교에 다니는 중이다. 세 아이 모두 건강하지만 둘째 아이가 학교에서도 감당이 힘들 정도로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을 못 해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들은 가족들과 놀러가는 친구들이 부럽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엄마, 아빠, 할머니랑 가족들 다 같이 외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 둘째 생일 때 버스타고 가서 읍내 곱창집에서 처음으로 외식을 해봤다.
“언니 미리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프고 달라질 거 없다. 닥치면 다 하게 돼 있다.” 방앗간 사장님과 언니동생하며 지내는 코른네쓰 씨는 그의 처지를 걱정하는 언니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동생 생각하면 본인보다 머리가 더 아프다는 방앗간 언니는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멘토다.
힘든 일이 있어도 코른네쓰 씨가 웃는 얼굴로 버틸 수 있었던 건 모두 가족들 덕분이다. 아이들 생각하며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오늘도 밝게 웃으며 집안을 돌보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