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광신대학교 복지상담융합학부 교수
걸레 한 장으로 인생을 바꾸는 “마쓰다 미쓰히로”의 실전 ‘청소력’이라는 책에 보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주위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를 열심히 하라고 쓰여 있다. 청소는 마음을 정화시키는 출발점이요, 인생을 호전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일에 쫓겨 청소를 미루게 되면 자신의 삶을 돌볼 겨를이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정신 질환의 징조는 방을 청소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방의 상태가 그의 정신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5가지 단계의 ‘마이너스를 제거하는 청소력’을 말했는데 환기, 버리기, 오염 제거, 정리정돈, 볶은 소금을 꼽았다.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것은 버려야 한다. 또 더러움을 제거하고 정리정돈을 잘해서 있어야 할 곳에 있게 할 때, 볶은 소금처럼 안정된 자장의 완성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첫 걸음은 새로운 습관을 갖는 것이다.
칸트가 매일 정확한 시간에 공원을 산책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칸트의 산책 시간을 보고 대략적인 시간을 추측할 수 있었다. 칸트처럼 정확한 습관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비교적 비슷한 삶의 패턴을 가지고 살아간다. 식습관, 옷을 입는 패턴, 학습 패턴, 신앙생활의 패턴까지도 나름대로의 형태가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의 삶의 패턴을 읽고 그 사람에 대하여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삶의 형태는 자신을 전문화시키고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더 나은 내 모습을 발견하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가령 양복을 잘 입으면 멋져 보이는 사람인데 양복 입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색다른 멋을 누리지 못한다. 또 구두가 불편하여 운동화만 신는 사람은 구두가 선사하는 멋을 모른다. 난 평소에 답답함을 많이 느껴 옷을 좀 크게 입는 편이다. 옷을 크면 나이 들어 보이고, 패션 감각이 없어 보이지만 난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잘 못 입는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 방학을 이용해서 학생들에게 해외봉사를 함께 가자고 권한 적이 있다. 무척이나 열심히 살고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이 여유롭게 사는 학생들이다. 그럼에도 결국 해외봉사에 등록할 때가 되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포기하고 만다. 아마 그 벽을 깨고 해외봉사에 동참하게 된다면 해외봉사를 통한 맛을 알게 되고 또 삶도 풍성해지는 매력을 얻을 것이다.
벌써 2021년 1월이다. 계절의 변화가 새로운 옷을 입고 일어나듯이 우리의 삶도 새로운 습관을 통해 새롭게 일어나는 것은 어떠할까?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자. 평소 잘 안 먹는 음식도 시도해 보고, 평소 시도하지 못했던 옷도 입어보자! 운동복을 주로 입는 형제들은 양복도 입어보고, 바지만 입던 자매들은 치마도 입어보자. 아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자신의 이미지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내게 잘 안 맞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에게 더 잘 어울리게 될지도 모른다.
일전에 슈트 한 벌을 사게 되었는데 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안 입어본 달라붓고 샤프한 신세대 슈트였다. 나는 처음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 슈트를 보면서 패션 감각이 좋다는 칭찬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옷뿐 아니라 건강식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원래 건강에 좋기로는 맵고 짜고 단것보다는 쓰고 신 것이 좋다고 한다. 쓴 것을 잘 먹는 나로서는 쓴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어릴 때부터 주스보다 한약은 더 맛있게 먹는 비결을 터득했다. 그런데 신 것은 잘 못 먹는다. 그래서 신맛은 아직도 익숙지 않다. 신 것을 먹어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아마 이런 것을 통해서도 분명 새로운 유익이 있을 것이다. 자기 스스로 그렇게 찾아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쪽 방면의 전문가들에게 추천을 받아도 좋을 것이다. 의외로 친절하고 자상하게 알고 싶은 것들을 잘 알려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되면 훨씬 넓고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된다.
새로운 습관은 우리를 긴장하게 하고 깨어 있게 한다. 평소 자기가 잘 몰랐던 가능성이 계발될 수도 있고, 그 습관을 따라 새로운 인연과 만남이 시작되기도 한다. 가령 평소에 시집이나 수필집만 읽던 사람들은 한 달에 한두 권은 고전을 읽어보거나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종류의 책이나 잡지를 사서 본다. 가령 여성지나 만화책 같은 것이다. 의외로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지식이 ‘이종교배’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이 만나게 된다.
신은 우리에게 다양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은혜와 기쁨을 주셨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제한하지만 않는다면 신의 창조세계를 통해 얼마든지 풍성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뭐든 새롭게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을 한두 가지 정해서 앞으로 꾸준히 해보자. 아마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