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중국 진()나라의 졸부 석숭

중국 송()대의 사마광이 저술한 자치통감에는 중국 최고의 추악한 부자 이야기가 실려있다.

중국 역사상 가장 큰 부자로 알려진 남조(南朝) 진나라(. 秦始皇帝과 다른 나라)의 석숭(石崇)과 왕개(王愷)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동시대 인물이었는데 그들의 부자놀음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왕개가 집안에서 그릇을 닦을 때 맥아당(정제물엿. 당시에는 한 병이 집 한 채 값이었음)으로 닦자, 석숭은 이 말을 듣고, 자기 집에서 밥을 할 때 나무 대신 밀랍을 땔감으로 썼으며 석숭이 은 요강을 사용하면 왕계는 황금 대야를 썼다.

석숭이 비단옷을 입혀 금싸라기와 제호탕만을 먹여 기른 통닭구이를 즐긴다고 하자, 왕개는 첫 아기를 낳은 미모의 여인들 젖만을 먹여 기른 돼지고기 통구이를 즐긴다고 응수했다.

석숭은 화장실 바닥에 최고급 양탄자를 깔고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자줏빛 비단 커튼을 늘어뜨렸으며 일을 보는 동안 냄새를 없애기 위해 여러명의 시녀들이 향수를 들고 서 있을 만큼 뒷간에도 사치를 부렸는데 이 화장실에 들른 한 지방관리는 침실로 착각하여 황급히 돌아섰을 정도였다.

왕개가 자기집 문 앞 대로 양쪽으로 40(16km)에 걸쳐 보라색 비단으로 천막을 치자 석숭은 더 비싼 비단으로 50(20km)를 쳤을 만큼 사치경쟁을 벌였는데 수십 명의 미인을 골라 첩으로 거느렸던 그의 사치를 못마땅히 여긴 권신(權臣) 손수의 모함으로 처형됨으로써 졸부들의 부자놀음이 끝을 맺게 된다.

수레에 실려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석숭이 종놈들이 내 재산을 탐냈기 때문이다라고 억울해하자, 압송하던 형리가 재산이 해를 끼치는 줄 알았으면 어찌 일찍이 나눠주지 않았는가?”라고 충고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100, 내연녀 100

왕조시대도 아닌 현대에 집이 100여채가 넘으며 내연녀 또한 100여명을 거느렸던 중국의 어느 부자가 사형을 당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중국의 라이샤오민(58)이라는 사업가는 기업 회장 재직 동안 투자, 건설 수주, 진급 등 특혜를 제공해준 대가로 모두 18억 위안(3,00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데 한 번에 6억 위안(1050억원)의 엄청난 뇌물을 받은 적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라이 전 회장이 주택만 100채가 넘고 첩도 100여 명이나 뒀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중국 정부의 자산 관리 책임자이기도 했던 그가 2008년부터 10년간 건설 수주, 진급 특혜 제공 등으로 18억 위안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톈진 인민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24일 만에 사형을 당하고 말았다.

공산당 감찰기구가 그의 집에서 발견한 현금만도 27000만 위안으로 그 무게가 3톤에 달했다고 한다.

재산의 사회환원, 카카오 김범수이사장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저기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재산이 자그만치 10조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5조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5조원이라는 돈은 얼마전 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지급했던 코로나 재난지원금보다도 많은 어마어마한 돈이다.

김 의장은 국내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자, 1세대 정보기술(IT) 창업자이다.

한게임NHN을 거쳐 창업한 카카오로 모바일 플랫폼 시대를 열었던 그는 평소 미국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를 자주 읽는다는데 주변 사람들도 김 의장은 이 시의 구절을 인용해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를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로 쓸 만큼 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재산축적에 물불가리지 않는 졸부들을 바라보면서 안타ᄁᆞ워 하던 요즘 김명수 이사장의 재산 사회환원은 참으로 아름답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재산의 90%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나 주식 99% 환원을 약속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CEO 퇴진 후 자선사업과 새로운 문제해결에 집중하겠다고 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세상에는 열심히 벌어서 멋지게 쓰는 부자들이 있기에 살만한 세상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똑같은 재산을 가지고도 진나라의 석숭이나 왕개, 라이샤오민 같은 졸부들이 가는 길과 카카오의 김명수 이사장이나 빌게이츠, 저커버그 등 아름다운 부자들이 가는 길이 다른 이유는 양식에서 오는 인품의 차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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