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 진내리 예술가와 주민 함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진행

법성면 진내리 일대가 화사한 벽화와 조형물로 새단장을 마쳤다. 예술가와 지역주민이 함께 가꾼 진내리 마을을 찾았다.

 

벽화 찍으러 법성간다 인생샷 명소 등극

바닷물이 빠져 드러난 갯벌 위로 갈매기들이 끼룩끼룩 울며 떠돈다. 법성포와 항구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진내리 마을 중턱에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예술작품이 담벼락에 내걸려 있다.

법성면 진내리 일대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법성 느루터사업을 진행하며 마을을 새롭게 꾸몄다. 숲쟁이공원에서 당산제로 들어서는 길목부터 당산제 아랫길 삼거리, 충파비 앞까지 벽화, 조형물, 벤치, 안내판 등을 새로 설치했다.

특히 눈을 사로잡는 것은 벽화다. 당산제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약 80m의 담장에 그려진 첫 번째 벽화는 화려하고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법성포 특색을 살린 바닷속 풍경에 녹아든 백제불교최초도래지와 꽃동산의 꽃들이 저 멀리서부터 눈길을 끈다. 처음엔 해초와 산호 같은 바닷속 식물들로 꾸미려 했으나 꽃동산이 있으니까 꽃을 그려 넣는 건 어떨까하는 한 스님의 의견에 따라 꽃그림으로 채웠다고 한다.

두 번째 벽화는 당산제 아랫길 삼거리 앞 법성포구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안 그래도 경치 좋은 이곳에 멋진 벽화까지 내걸리니 사진에 담지 않고선 못 배기겠다.

바다에 물이 하나 들어차면 더 멋져. 사람들이 와서 사진도 엄청 찍어가. 당산제 옆에 다른 벽화도 봤어? 동네가 아주 훤해졌어.” 마을 한 주민은 새로 그려진 벽화가 마음에 드는지 연신 자랑을 늘어놓는다.

마을에 새로 들어선 조형물도 눈에 띈다. 어선 위에서 조기를 잡는 어부들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은 법성진성 성벽의 축성돌의 형태를 살려 지지대로 활용했다. 앞으로 발굴되는 유적, 문건, 기록을 남은 돌에 새길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옛 법성포의 위상과 역사의 아픔이 서린 철비 옆에는 충파비(두꺼비 설화) 조각상도 설치됐다.

길 안내를 돕고 간략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은 태양열 충전식 조명을 달아 밤에도 빛이 난다. 법성의 역사와 설화를 담은 웹툰, 영상을 공유하는 QR코드를 부착해 관련된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곳곳에 놓인 굴비와 돛단배 모양의 목재 벤치도 주민 편의성과 디자인을 함께 살린 작품이다.

예술가 마음대로 했으면 작품이 평면적으로 나왔겠죠?”

법성 느루터 사업을 이끈 영광의 청년예술단체 누리보듬 박성호 대표는 현지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역사탐방길 안에서 관광객들에게 활용할 수 있고 주민들이 실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접근성을 생각하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인 공공미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주민들이 법성만이 갖고 있는 역사와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고 잊혀가는 유적이나 역사를 다시 꽃 피우고 싶은 열정이 가득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조형 설치에 참여한 김항기 작가는 지역주민들께서 만족해주시는 만큼 외부 관광객들이 봤을 때도 작품에 담긴 의미들을 알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 같은 사업이 확대돼서 예술인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많았으면 해요.

마을에 예술가의 손길이 더해지니 누구든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마을로 탈바꿈했다. 앞으로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꽃피울 법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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