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시인

강구현 시인
강구현 시인

198330세의 나이로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1994년 노동당 당수가 된 이후 1997년엔 18세기 말 윌리엄 피트 총리 이래로 최 연소 총리가 된 토니 블레어.

이 때 그의 나이는 겨우 43세였다.

노동당의 당수가 되면서부터 당헌과 경제 및 산업 정책의 현대화를 꺼리고 있었던 당을 개혁시키고, 총리가 되어서는 보수적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영국 전체의 정치풍토까지도 상당부분 개혁을 시켰으며, 지중해 공동체인 유럽연합 탄생을 주도하기도 했다.

세계 1차대전 이후 변화 자체를 두려워했던 전 유럽 사회의 정체된 분위기에 대해, 봄이 저만큼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길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의식의 마비를 흔들어깨우는 것에 견주어, 모든 초목들이 동토의 대지를 뚫고 새 움을 틔워내는 4월의 자연현상 을 "잔인한 달"이라 설파했던 "토머스 엘리엇"의 시 "황무지"처럼 젊은 총리 또한 그 의식의 마비를 흔들어 깨움으로써 새로운 영국, 새로운 유럽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 정치판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불과 36세의 나이로 꼴통 보수당인 "국민의 힘" 대표에 당선 된 이준석의 돌풍이 그 것이다.

이는 여야는 물론 진보와 보수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의정 경험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경력조차 한 번도 없는 30대 젊은이가 전통 보수, 그 것도 극보수 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으리라곤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정치판만이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음이다.

보수도 바뀌어야 하고 진보도 바뀌어서 보다 질적으로 발전된 정치판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국민들의 강한 메시지인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출현은 그래서 다양한 측면의 개혁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우선은 국민의 힘 내부의 변화이다.

나름대로 정치적 고수이자 경력자라고 자부했던 중진 원로 의원들의 갇힌 사고에 반성과 자각의 계기가 주어졌고, "내로남불"의 오명으로 덫칠된 민주당에까지도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개혁의 도미노가 된 것이다.

정치권에 불어닥친 개혁의 쓰나미를 통해 지금까지는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간에 당사자들의 목적 달성만을 위한 전투적,적대적 대립만이 이었다면 앞으로는 서로의 발전과 국민,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양립적, 상대적 견제와 상생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보수는 보수 답게, 진보는 진보답게 거듭나야 한다.

보수 없는 진보가 있을 수 없고, 진보 없는 보수 또한 아무런 가치와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득권이나 과거의 것들을 무조건 움켜쥐려려고만 하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기존의 가치나 질서를 자신들의 식성이나 이념에 맞도록 무조건 바꾸어야하고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 또한 진정한 진보가 아니다.

전통적 가치관의 토대 위에서 그릇된 것이라면 바로잡을줄 알아야 진정한 보수이고 진보인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이 된 광주를 꺼리낌 없이 찾아오고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과, 그런 그를 외면하지 않은 광주 시민들의 관계는 기존의 정치세력들처럼 적대적 감정의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들이 추구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개혁 페러다임과 그 가능성을 이준석에게서 보았기 때문인 것이다.

(:테제)이 반(:안티테제)과의 경쟁에서 합(:진테제)를 도출해내고, 그 합이 다시 새로운 정반합을 재생산해내는 역동적 정치력의 발원이 될 수 있음이다.

호남지역에서 적게나마 국민의 힘 지지도가 상승한 것 또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우리나라 정치판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풍향계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군부독재 종식 이후 지금까지 대립과 갈등의 틀에 갇혀서 한 발자욱도 나아가지 못 한 채 지리멸렬하게 이어져 온 소모적 정쟁의 정치 풍토가 여야나 보수와 진보 구별없이 어느정도 개선 될 수 있는 신()바람의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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