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요즘 불갑사 입구가 개발로 바쁘다. 불교의 으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갑사 주변이 최근 몇 년 간 많이 변하고 있다. 영광군의 대표 관광지이니 당연한 일이다. 이웃 시군에 비하면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현 위치에 주차장을 개설할 당시 군은 외부의 의견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상가를 지나 소규모 주차장이 위치하는 이상한 형태의 설계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진입로를 왕복 4차선으로 하자던 주장은 차가 주차한다는 이유를 빌미삼아 현재처럼 좁은 2차선으로 만들어졌다는 후문도 있었다. 이른바 눈앞 행정의 전형이다. 물론 수십 년 전의 일이니 이를 재거론 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실패의 재발을 경계해 보자는 것이다. 당시 선운사는 황당할 정도의 부지를 확보해 주차장을 건설했고 유스호스텔을 비롯해 본격적인 규모의 상가를 유치했었다. 그리고 장성의 백양사 역시 주차장을 5~6개 부지로 나누어 건설했었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당시 영광군의 눈에는 과대행정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행정의 지향점은 30년 이상이라는 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현재가 아닌 것이다. 지금 불갑사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관광단지 개발은 그야말로 오밀조밀한, 구겨 넣기에 지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답답하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보리밥집 몇 군데마저 더 아래로 내려 보내고 힐링센터를 중심으로 가져가려는 계획은 너무 소극적이다. 그나마 상가의 허가는 더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솔직히 불갑사지구에 돈이 되는 관광사업을 벌일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불갑사 입구까지 파고 들어도 불과 몇 백 미터에 불과한 곳에서 주민을 위해 돈이 되는 사업을 펼칠 공간은 없으며 만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구겨넣기편법을 발휘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군은 상당한 돈을 들이고 있다. 행정 나름의 생각과 계획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넓은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지 말이다.

대안은 해안도로다. 영광군에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가장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대다수의 군민이 인정하는 곳이다. 그리고 자그마치 10km를 넘는 개발가능 지역이 바다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이만하면 전국적이다. 그런데 현재 해안도로의 기능은 드라이브 코스로 전락해 버렸다. 그나마 관광객들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받는 구역은 영광대교에서 카페 3곳이 있는 딱 거기까지다. 최근 이곳에 자동차와 함께 할 수 있는 전망대까지 만들어지며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루고 있지만 나머지 해안로는 그대로 통과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왜 천해의 자원을 이용하지 않는 것인지 외부인들이 더 의문을 재기하지만 아직 아무런 대안은 없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무계획성의 집과 건물이 들어설 것이고 체계적인 관광지의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투자를 해야 할 자리는 백수해안도로다. 이 넓은 곳에 통기타 가수의 라이브카페가 들어오면 어떻고 강릉처럼 카페거리가 만들어지면 어떻겠는가. 아마 전국 최고의 관광명소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라이브카페로 유명한 의왕시의 백운호수 주변은 철저한 환경 단속으로 전혀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깎고 무너뜨리는 것이 파괴이지 보존하며 이용하는 것은 관광자원이다. 이젠 관광특구를 생각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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