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곽일순 사진가·수필가 

요즘 중앙정치를 말하고 싶지 않은 게 국민 대다수의 마음일 것이다. 여야가 모두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은 억지의 도를 넘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검찰과 언론이 번외 세력으로 굳건히 받쳐주고 있는 양상은 안정감 있는 트라이포드의 모습이다. 소위 단독까지 달고 연일 터져 나오는 뉴스는 과장 혹은 가짜 뉴스까지 비빔밥이다. 야권의 대선 후보자는 자연현상인 무지개까지 동원해가며 종교성 짙은 찬양을 하고 여권주자는 발언의 일부를 잘라 왜곡된 폄훼를 하고 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사진까지 확인하지 않고 후보자의 부인으로 내보내며 이상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만들고 있다. 흔하게 듣는 말이 요즘 국민들은 수준이 높아져서 이러한 마타도어에 속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일부는 맞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유감스럽게도 세대를 아우르지 않는다.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SNS를 넘나들며 진가를 구분할 수 있는 나이는 30~50대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시대적 현상이다. 현재 가장 불만이 많은 세대가 이른바 이대남이다. 이유는 소외와 젠더 문제다. 기성세대가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도 결코 이해불가 세대이다. 트로트 애호가가 아이돌의 현대 음악을 이해하기 힘든 만큼이나 괴리가 있다. 그래서 기성세대의 이해는 추정적인 이해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이십대 해석을 자신들만의 머리로 하고 있다. 여기서 생성되는 것이 바로 불신과 갈등이고 불통이다. 기성세대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고 아우성이고 이삼십대는 오른다고 아우성이다. 오르는 부동산은 교육비를 기반으로 한 양육비의 문제와 겹쳐져 결혼을 미루거나 꺼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를 부정하는 대게의 부류는 부동산 대책의 기본을 집값 안정에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집값 폭락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말이다. 세대간의 이율배반이다. 결국 최고의 부동산 정책은 세금으로 잡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이는 분당에서 잠시나마 부동산 업무에 종사 했던 개인적 판단이기도 하다.

최근 윤석열 후보가 종부세 폐지를 말했다. 이해가 가지 않지만 더욱 이상한 것은 이렇게 이해불가의 정책을 서민들까지 지지한다는 것이다. 종부세 폐지의 혜택은 상위 4%에 불과함을 모르지는 않을 것인데도 이를 비판하는 유력 언론을 찾아보기 힘들다. 윤 후보 자신도 이백만 원 정도의 혜택을 받는 상위층에 속한다고 하니 셀프 감세정책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후보를 선택하는 유권자의 지향성이다. 이번 대선에서 특히 두드러진 현상이 묻지마지지이다. 국민의 상당수가 인물 판단을 포기했다는 말이다. 야권의 후보는 30여 차례에 걸쳐 거의 국민모독에 가까운 실언과 행동을 했음에도 지지율은 오히려 오르고 있고 여권의 후보는 아무리 정책을 내놔도 대장동이라는 세 글자로 철저한 봉인을 당하고 있다. 수사의 기본인 돈의 흐름을 보지 않고 여론과 난무하는 추측성 말만 쫓아가고 있는 양상은 고단수의 사건왜곡이요 덮기이다. 여기서 작동하는 심리가 그렇게 돈 먹기 좋은 상황에서 어떻게 한 푼도 안 받을 수가 있어?’라는 의문이라면 순전히 자신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다. 유력자는 착복에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이 없지만 약자는 항상 뒤를 두려워한다는 심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유력자의 착복은 당연하고 약자의 착복은 사회적 분노를 유발한다는 진리는 아직 유효하다. 그래서 약자는 인물을 택하고 유력자는 자신들을 방해하는 세력을 제거해줄 전투력을 택한다. 이번 대선에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복수의 대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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